중형차, 稅감면에 업체 추가할인땐 300만원 안팎 싸질듯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 車산업 활성화 추진… 혜택 얼마나 받나

세금 감면은 최대 250만원… 25만대 교체수요 전망

548만명 대상 승용차-트럭-버스 등 모든 차에 적용

회사원 박모 씨(36·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1995년형 현대자동차 ‘엑센트’를 운전하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자동차가 ‘SM5’를 현금으로 구입한 고객에게 유류비 80만 원을 지원하고 있어 승용차를 바꿀 생각이다.

하지만 5월까지 좀 더 기다리는 게 낫다. 정부의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등록세가 각각 70% 줄어들어 ‘SM5 LE PLUS’(현재 가격 2543만 원) 모델이 179만 원 싸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 업계가 5월에도 할인 혜택을 지속할 예정이어서 전체 할인폭은 300만 원 전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세금 감면+업계 할인

정부의 자동차산업 지원책으로 혜택을 받는 소비자는 약 548만 명이다. 2000년 1월 1일 이전에 등록된 차량을 소유해야만 새 차를 살 때 할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 차량을 팔고 아반떼 포르테 등 1.6L 준중형 차량을 사면 110만 원 안팎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쏘나타 SM5 등 2.0L 중형차는 160만 원 안팎, 3.0L 이상 그랜저 체어맨 등 대형차는 세액 감면 상한선인 250만 원의 혜택을 본다.

정부는 실제 할인 가격은 세금 감면분보다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자동차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할인해 줄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되면 가격 할인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금도 신차 구매 고객에게 각종 혜택을 주고 있지만 정부 지원책에 맞춰 5월에 추가 혜택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세금 감면 조치로 신차 수요가 25만∼26만 대 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입차 구매 효과는 적을 듯

수입차 소유자는 정부의 이번 대책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구입 고객은 리스 비율이 70% 이상이고, 이들은 대부분 5년 이상 차량을 보유하지 않는다. 9년 이상 된 수입차 보유자는 10%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상자 자체가 적고, 최대 250만 원의 혜택이 큰 액수가 아니어서 새 차를 살 매력이 떨어진다. 그 대신 정부는 할부 캐피털 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해 수입차 혹은 고급 자동차 소유자를 간접 지원하기로 했다.

이윤호 장관은 “할부 캐피털사의 채권을 사들이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나 우체국의 기업유동성 지원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추가 지원책 나올까?

유럽 각국이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자동차산업 지원책이 거론될 때마다 등장했던 신차 구입 보조금과 경유차에 대한 환경개선부담금 폐지는 일단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놓고 국회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국회가 추경을 통해 예산 지원한다면 보조금과 환경개선부담금 폐지도 곧바로 실행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또 완성차업체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보증 확대와 인수합병(M&A) 활성화, 해외 판로 확대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산업은행 등 기관투자가가 1조 원 규모의 부품 및 소재 M&A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해외 자동차 업계가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추세에 맞춰 한국 부품업체에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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