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빚 사상 첫 800조원 넘어서

  • 입력 2009년 3월 18일 03시 01분


1인당 부채 1650만원…금융자산 84만원 줄어

지난해 개인의 빚은 늘었지만 주가 하락으로 금융자산은 줄어들어 채무상환 능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08년 중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개인부문의 지난해 말 금융부채는 2007년 말보다 59조 원 증가한 802조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조 원을 넘어섰다. 개인 금융자산은 35조4000억 원 감소한 1677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개인부문 부채는 165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17만 원 늘었지만 1인당 금융자산은 3451만 원으로 2007년(3535만 원)보다 84만 원이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의 금융자산을 부채로 나눈 비율(금융자산/부채 비율)은 2.09로 2007년의 2.31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2002년 통계 작성 기준 변경 이후 최저치다. 이 비율은 미국(2.86) 영국(2.49)보다도 낮으며 일본은 4.37로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진다.

박승환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가 급락 때문에 주식, 펀드를 중심으로 개인 금융자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연간으로 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은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부문의 금융부채는 1154조9000억 원으로 2007년 말보다 22% (208조2000억 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환율이 오르면서 기업의 외화부채 환산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부문의 금융자산은 3.9% 감소한 811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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