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과 친구됐어요]20일 만에 변호사 360명 지원 약속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화우-율촌-광장 등 대형로펌 잇단 참여

○ 캠페인 동참 박영립 변호사

형편 어려워 중학교 포기

이젠 도움 손길 나눠야죠

김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율촌은 그의 선행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랑의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다. 일주일 사이 40명(55계좌)의 소속 변호사가 학생들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율촌은 설립 당시부터 우창록 대표변호사 등 5명의 창립 멤버가 각자 소유의 20%는 공익을 위해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동아일보를 통해 이번 캠페인이 소개된 이후 일주일 새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따스한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이른바 ‘빅5’ 대형 법무법인(로펌)들이 로펌 차원에서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지난달 말 캠페인이 시작된 지 보름여 만인 8일까지 210명의 변호사가 참여를 신청한 데 이어 일주일 사이에 150명의 변호사가 추가로 참여했다. 16일까지 신청이 들어온 총 계좌 수는 514개. 이에 따라 514명의 저소득층 자녀가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이들 변호사에게서 멘터링(정신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법무법인 화우는 62명(85계좌)의 변호사가, 법무법인 광장도 이규홍 김병재 홍경식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35명(43계좌)의 변호사가 캠페인에 동참했다.

법무법인 화우의 박영립 변호사(56)는 전남 담양군의 조그만 산골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얼마 뒤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대바구니 장꾼들을 따라 무작정 상경했다.

양복점부터 신문보급소, 분식점, 동대문시장 이불점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중학교 교복을 볼 때마다 가슴에 응어리 맺혔던 그는 우연히 검정고시 광고를 봤다. 당시 그의 나이 20세. 검정고시에 도전하게 됐고 물건을 배달하거나 손님이 없는 짬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1973년 그는 중학교 검정고시에서 전국 최고 득점을 기록했고 이듬해 고교 검정고시에도 합격했다.

“공부의 비결은 절박함이었어요. 당시엔 주변의 작은 도움도 큰 힘이 되었죠. 성공하면 나 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화우는 박 변호사 외에 변동걸 윤호일 양삼승 이주흥 강보현 박송하 대표변호사 등 6명을 포함해 62명의 변호사가 지원 신청을 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도 로펌 차원에서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장 관계자는 “사내 사회공헌위원장인 이재후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150여 명이 캠페인 참여 의사를 전해와 곧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신청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수 전 검찰총장과 정용인 전 대전고법원장이 공동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영진도 16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번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기로 하고 소속 변호사들을 상대로 신청서를 받고 있다.

한편 신성택 변재승 전 대법관, 김대환 전 서울고법원장, 강병섭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김태현 전 법무연수원장, 박종렬 전 대검 공안부장 등 법원장 및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들의 참여도 잇따랐다. 변호사 출신인 안상수 한나라당 국회의원도 신청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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