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커지는 ‘블루 골드’ 물시장… 물 먹지 않으려면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세계시장 매년 5.5% 성장

불황타개 산업으로도 유망

혹시 ‘물 안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들이 수자원 확보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용어입니다.

‘물 부도(不渡)’라는 말도 있습니다. 올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은 현재 전 세계 많은 지역이 ‘물 부도’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물 공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해지면서 물은 이제 ‘블루 골드(Blue Gold·파란 금)’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물은 효용가치 면에서 금을 월등히 앞서 왔지만 이제는 희소가치 면에서도 금에 견줄 수 있을 만치 귀한 존재가 된 셈이지요.

무역협회는 최근 ‘세계경기 불황타개 산업예측 조사 보고서’에서 물 시장을 불황 타개를 위한 유망시장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물 전문조사기관인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2007년 2150억 위안(약 45조 원)이었던 중국의 물 시장 규모는 매년 10% 이상 늘어나 2017년에 5210억 위안(약 1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네요.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04년 현재 886조 원으로 매년 5.5% 성장해 2015년이면 1579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국적 기업들은 날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계 ‘물 기업’들은 한국시장에도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베올리아는 현대석유화학과 하이닉스반도체 등 80여 개 기업의 물 처리시설을 위탁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에즈는 2001년 한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기 양주지역의 하수처리장 건설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올해 신성장동력 업종에 고도 물 처리산업을 포함시킨 것이나 코오롱그룹이 2015년까지 물 산업 매출 2조 원을 달성해 세계 10대 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런 흐름에 빨리 올라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겠지요.

청사진은 화려하지만 블루 골드를 둘러싼 치열한 접전에서 우리 기업이나 정부는 상당히 뒤처져 있는 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라고 합니다.

물의 소중함도 새롭게 일깨워 봐야겠지만 물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우리가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김정안 산업부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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