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1조 투자 1만5000개 일자리 창출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0분


정용진 부회장 “공격 경영” 밝혀

㈜신세계가 올해 1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로 일자리 1만5000개를 창출하겠다고 29일 발표했다. 경기 침체로 다른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를 줄이는 것과 달리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공격적인 행보인 셈.

그 중심에는 신세계의 ‘차세대 리더’인 정용진(41·사진) 부회장이 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로 국내외 대규모 투자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 업무를 맡고 있는 정 부회장을 만났다. 그는 차를 함께 마시는 내내 정중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별화된 매장 만들 것”

먼저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 상태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천만에요. 그 말은 이미 10년 전부터 들어왔거든요(웃음). 지금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통업계의 생명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업태(業態)를 계속 바꾸는 겁니다.”

―신세계가 앞으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부문에도 진출하겠다는 뜻입니까.

“10년 전부터 전담 연구팀을 꾸려 슈퍼, 편의점, 쇼핑몰 등 각 업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입지에 맞게 차별화된 매장을 연다는 게 신세계의 경영 방향입니다. 마트니, 슈퍼니 하며 업태를 단순하게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올해 다른 유통업체들의 신규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은 부산 광복점(12월 예정) 건립 등에 1조 원, 현대백화점은 복합 쇼핑몰 투자에 62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로써 생기는 일자리는 7500개다.

○ 2012년까지 중국에 70개 점포 낼것

신세계는 올해 백화점인 부산 센텀시티점과 서울 영등포점을 오픈한다. 이마트는 국내 10개, 중국 11개 등 21개의 신규 점포가 새로 생긴다.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로 진출할 생각은 없습니까.

“중국은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각 도시가 다른 나라라고 보면 되죠. 지금까지 중국에 19개의 이마트 점포를 열면서 2000억 원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그 돈으로 국내에선 점포 3개밖에 못 지어요. 2012년까지 중국에 이마트를 70개까지 만들 겁니다.”

―어려운 환경은 어떻게 헤쳐나갈 건가요.

“고객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주면서 양질의 상품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앞으로 5년 내에 ‘이마트 우유’ 등 자사(自社) 브랜드 제품(PL)의 판매 비중을 전체 매출의 50%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그는 최근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어 체중을 100kg까지 늘렸다고 했다.

전면에 나서기는 꺼리지만 ‘이마트 왕국’을 꿈꾸며 내실을 기하는 정 부회장. 그의 모습은 총매출액 10조 원 규모의 회사에서 과감하게 1조 원을 신규 투자하는 신세계의 행보와 닮아 있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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