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은행 먼저 자구노력 보여야

  • 입력 2009년 1월 15일 16시 31분


◆동아논평

동아논평입니다.

'은행 먼저 자구노력 보여야'라는 제목으로 박영균 논설위원의 논평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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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의 시티그룹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금융그룹의 주식영업부문을 매각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사업들을 더 정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씨티그룹이 상업은행 부문에서 투자은행 사업을 분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을 비롯해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업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금융 수퍼마켓을 지향했던 시티그룹이 지금까지의 전략을 통째로 수정하는 셈입니다.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금융회사의 일이지만 우리 은행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습니다. 시티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강점으로 내세웠던 금융수퍼마켓 모델을 포기하면서까지 주식영업부문을 파는 것은 물론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시티그룹은 주식영업부문이 스미스바니의 지분 51%를 20억 내지 30억 달러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국내 금융계를 보면 금융지주회사들이 은행에서부터 보험 증권 카드 캐피탈 등 너무 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중에는 흑자를 나는 것도 있지만 경쟁력도 없으면서 구색맞추기 차원에서 보유한 것도 많습니다. 미국의 시티처럼 아직 자금난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은행들에게 자금압박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해 국내 은행들도 계열사 매각 등 자구노력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일부 은행은 십년전 외환위기때 합병한 자회사를 그대로 갖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중복된 사업이라 흔히 말하는 시너지효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모회사격인 은행에서 퇴직할 사람들이 나중에 가기위해 남겨둔 게 아닌가하는 의문도 듭니다.

은행들은 구조조정기업들에게 '구조조정을 해라, 돈이 되는 자회사를 팔아라' 온갖 지시를 하면서 정작 은행 스스로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조조정기업들에게 명분도 서지 않는 일입니다.

더구나 정부가 20조원 규모의 은행 자본확충펀드를 마련해 은행들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자구노력은 게을리 하면서 정부의 지원만 받으려는 은행을 보고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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