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 웬말? 우린 더 많이 짓는다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잘나가는 건설사 ‘공격 앞으로’

포스코 - 동부 - 엠코 등 올해 분양물량 껑충

지난해 아파트 2400채를 분양한 호반건설은 올해 4800채를 분양하기로 했다. 최근 새해 경영계획을 확정하면서 분양물량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늘린 것.

최종만 호반건설 부사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소 70%는 확실히 분양되는 용지만 매입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올해 분양하는 곳도 인기가 높은 유망지역이기 때문에 분양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극심한 주택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일부 건설사는 분양 목표를 오히려 늘려 잡는 등 주택사업을 공격적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

이들 업체는 미분양 물량이 없는 데다 탄탄한 자금력을 무기로 삼아 주택경기 불황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며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지난해의 3, 4배로 분양물량 늘려

최근 몇 년간 주택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동부건설은 올해 총 7343채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공급 물량(2273채)의 3.2배로 급증한 규모다. 일반 분양 물량은 지난해 653채의 4.3배인 2820채로 늘렸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엠코도 지난해 분양물량(740채)의 3.1배인 2297채를 올해 분양할 계획이다. 엠코는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도 지어 브랜드 고급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의 최고 48층짜리 ‘프레미어스 엠코’ 3개 동이 그 대상.

엠코는 지방 미분양이 급증하는데도 경남 진주시 초장지구에서 1800채 규모의 대단지를 공급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상위 5위 이내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물량과 주택사업부 조직을 크게 줄이고 있지만 현대건설은 올해도 지난해 공급량인 9000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2006년 내놓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더욱 고급화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 미분양 거의 없고 자금여력 충분

최악의 부동산경기 속에서 이들 업체가 주택사업을 키우는 것은 미분양 아파트가 거의 없고 현금 흐름이 좋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협력 업체들에 어음을 주지 않고 현금 결제하는 것으로 유명할 만큼 자금력이 탄탄하다. 엠코도 그동안 그룹에서 발주된 공사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가 없고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다.

분양이 잘될 만한 지역을 엄선해 사업을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동부건설이 분양할 서울 용산구와 인천 계양구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경인운하 등 호재가 많다. 호반건설의 인천 청라지구도 경인운하 등과 연계돼 유망지구로 꼽힌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초기 계약률 60%를 달성할 수 있는 핵심지역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충분하다”며 “경제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분양가도 적정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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