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對日적자 끝없는 증가, 정부도 기업도 손놓고 있나

  • 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지난해 한국의 대일(對日) 무역적자가 전년보다 32억 달러가량 늘어난 330억 달러 안팎으로, 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전체 무역수지 적자 130억 달러의 3배에 육박한다. 반면 중국에서 벌어들인 무역흑자는 50억 달러 정도 줄어든 약 140억 달러로, 3년 연속 줄었다. 우리 수출품의 부품 및 소재의 일본 의존도는 낮아지지 않은 반면 세계경기 침체, 중국의 수출 감소 여파로 우리의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은 격감한 탓이다.

중국의 대일 흑자는 2007년 243억 달러에서 지난해 168억 달러로 감소했다. 중국이 한국과 대만에서 들여오던 부품과 소재는 국산화할 수 있었지만, 기술 차가 훨씬 큰 일본 제품의 수입은 쉽게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중(日中) 모두에 대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일본은 한중(韓中) 모두를 상대로 무역수지를 개선했으며, 중국은 일진일퇴한 3국 간 교역구조다.

한국이 기술과 품질에서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사이 중국의 기술력은 우리를 바짝 쫓아오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 차가 지금처럼 빠르게 좁혀지고, 중국의 가격 우위가 계속된다면 우리가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글로벌 외환시장이 불안할수록 국제수지 흑자는 중요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던 우리나라는 이듬해 원화가치 약세화 및 세계경기 호황에 힘입은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로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최근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로 돌아선 것도 작년 4분기(10∼12월)의 국제수지 흑자에 힘입었다.

우리 경제는 지금 같은 고임금 구조에다 어중간한 기술력으로 한중일 3국 간 경쟁에서 버티기 어렵다.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기업들이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해 이길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더 만들어내야 한다. 또 일본과 중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전투적인 노동운동도 온건하고 합리적인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노사가 상생의 틀을 새로 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부는 기업의 창의와 혁신, 기술 및 설비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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