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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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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산업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과 중동발(發) 신·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 위기를 맞고 있다.”(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제 석유화학산업은 본격적인 생존게임이 시작됐으며 ‘죽느냐 사느냐’의 절체절명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
석유화학업계가 극심한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에 따른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석유화학산업은 나프타를 비롯한 석유를 원료로 자동차 가전 건설 섬유 등에 필요한 각종 기초소재를 만들어 공급하는데, 세계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자동차 타이어 원료로 사용되는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해외 자회사인 컬럼비안케미컬의 지분 전량(66.75%)을 사모(私募)펀드인 OEP에 팔았다. 매각 대금은 3년 전 인수가격 2520억 원에 훨씬 못 미치는 1889억 원.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동양제철화학이 태양광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등 신(新)성장동력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석유화학은 롯데대산유화를 이달 1일 흡수 합병했다. 이 회사는 에틸렌을 연간 175만 t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여천 NCC(연산 181만 t)에 이어 국내 석유화학업체 2위에 올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나프타 구매 원가와 물류비 등을 절감하는 효과가 연간 12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LG화학은 4월 1일자로 벽지와 장판 등 건축 자재 사업 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법인(LG하우시스)을 세우기로 했다. 이달 23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LG화학은 “회사 분할을 통해 조직 내부 시스템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사업구조를 단순화해 전문 사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케미칼은 최근 폴리에스테르 소재인 테레프탈산(TPA)을 생산하는 SK유화를 SK에너지에 팔았고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설비를 미국 화학기업인 루브리졸에 매각했다.
이와 함께 섬유 사업 부문을 분리하기 위해 미국 화학기업 이스트먼과 담배용 필터 원료인 아세테이트 생산을 위한 ‘이스트만 화이버 코리아’를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정밀화학과 생명과학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 부문을 떼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SKC와 코오롱은 2008년 4월 자체 경쟁력이 떨어지는 양사의 폴리이미드(PI) 필름 사업 부문을 분리해 세계 3위 규모의 PI 합작회사를 세웠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