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영에 주파수 맞추다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4분


롯데 홈쇼핑의 겨울부츠와 디지털카메라 방송 장면. 오른쪽은 현대 홈쇼핑에서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바비리스원샷디지털세팅기’. 사진 제공 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롯데 홈쇼핑의 겨울부츠와 디지털카메라 방송 장면. 오른쪽은 현대 홈쇼핑에서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바비리스원샷디지털세팅기’. 사진 제공 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10∼20대 경기 덜 타… 의류 - 화장품 등 선호상품 늘려

“지갑을 쉽게 여는 영(Young)세대를….”

최근 들어 TV홈쇼핑 업체들이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10대나 20대 고객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 침체로 주요 고객이었던 40대나 50대 주부들의 주문 물량이 줄어들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상품 편성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지갑을 닫은 중년 주부보다는 상대적으로 소비에 자유로운 10대나 20대 고객을 새로운 공략대상으로 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인 셈.

○ 영세대가 좋아하는 상품으로

롯데홈쇼핑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의류 브랜드와 화장품, 구두 등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상품을 소개하는 ‘TV 속 롯데백화점’은 중년 여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투피스와 정장에서 벗어나 ‘코카롤리’ ‘샤틴’ 등 20대 이하 여성들이 주로 찾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플랫슈즈 브랜드 ‘바바라’는 첫 방송에서 2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GS홈쇼핑은 ‘지니킴’과 ‘세라’ 등 국내외 백화점 매장에서 젊은 층에 인기 있는 고급 브랜드들과 손잡고 20대 고객 창출을 시도했다. 디자인은 비슷하게 유지하되 대량생산 체제로 바꿔 가격을 절반 이상 낮춘 덕분에 전체 구매자 중 20대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GS홈쇼핑 측은 “이전 홈쇼핑 브랜드들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기업 제품이 대부분이었다”며 “눈 높은 젊은 고객들에게 맞춰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하고 난 뒤 매출이 30∼5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 영세대가 선호하는 시간대로

젊은 ‘올빼미족’을 겨냥한 주말 저녁 편성도 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10대나 20대의 시청률이 가장 높은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는 중년층 공략 상품인 주름개선 화장품 대신 젊은층을 위한 모공관리 및 색조 화장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CJ홈쇼핑도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반부터 20대를 위한 ‘스타일 온 에어’란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방송 이후 서울 지역 20대의 이용률이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시즌 2’도 계획 중이다.

CJ홈쇼핑 관계자는 “소득이 높지만 부양가족이 없는 ‘골드 미스’ 등 젊은 세대가 최근 불황에도 비교적 여유가 있다”며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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