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선봉 상사맨, 뛰자꾸나”

  • 입력 2009년 1월 5일 02시 57분


종합상사 해외지사장 4人의 새해 각오

LG 김증민 中다롄지사장 - 네트워크 적극 활용해 中자원 수출사업 구상

SK 송준호 멕시코 마케팅팀장 - 한국형 휴대전화 매장 멕시코 전역으로 확대

삼성 배경한 阿-중동 총괄 - 기획력-도전정신 발휘 새로운 사업 발굴할 것

대우 이형호 디트로이트지사장 - 자동차 부품 위주 탈피 다양한 판매품목 개발

“경제가 어려울 때는 우리 ‘상사(商社)맨’들이 나서야죠. 올해는 더욱더 분발해 한국경제에 기여하겠습니다.”

올해 수출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세계 각지에 진출한 ‘종합상사맨’들이 누구보다도 분주한 새해를 맞고 있다. 한국의 ‘수출 선봉장’ 역할을 하는 종합상사 지사장들은 경제위기로 전 세계가 움츠러든 지금이 오히려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기회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중국 다롄(大連),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멕시코 과달라하라, 미국 디트로이트 등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국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활약 중인 주요 상사 지사장 4명을 국제전화로 연결해 새해 계획과 다짐을 들어봤다.

▽다롄=김증민 LG상사 중국 다롄지사장은 “중국 자동차와 조선 생산량이 감소하며 지난해 10월부터 대(對)중국 수출물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종합상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진정한 승부는 올해부터라는 각오로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울 때 새로운 사업을 찾아 ‘상사맨’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LG상사 다롄지사는 지난해 러시아 헬기를 중국에 보급하는 새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중국의 남극탐사용 헬기 조달로 확대돼 지난해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 지사장은 “올해는 종합상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둥베이(東北)지방의 자원을 세계로 수출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중동과 아프리카의 10여 개 거점을 맡은 배경한 삼성물산 아프리카·중동 총괄도 수출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사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배 총괄은 “가나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비롯해 알제리와 예멘의 석유 탐사사업 등 수출입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며 “종합상사의 강점인 기획력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발굴에 나서는 것만이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과달라하라=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멕시코에 ‘한국형 휴대전화 매장’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송준호 SK네트웍스 멕시코 소매마케팅 팀장은 “제품 수출만 수출이 아니다”며 “올해는 한국의 앞선 고객서비스(CS) 등 ‘매장 노하우’를 팔아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송 팀장은 “지난 1년 동안 과달라하라 지역에서만 SK네트웍스의 휴대전화 매장을 17개 열었다”며 “올해는 한국형 휴대전화 매장을 멕시코 전역으로 확대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디트로이트=이형호 대우인터내셔널 디트로이트 지사장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자동차 ‘빅 3’가 이제 ‘디트로이트 3’(지역에서나 인정해주는 회사로 전락했다는 뜻)로 불릴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편”이라며 “지난해까지 주요 수출 품목이었던 자동차 부품에만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와의 협조 체제를 강화해 종합상사가 취급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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