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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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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격 사전 테스트… 연 5만명 430개 과정
핵심인재 4억씩 투자… “인재육성은 기업 사명”
《“‘교육으로 (남는) 시간을 때운다. 할 일 없는 사람이 교육 받는다’는 인식은 LG인화원에서는 용납되지 없습니다. 쉬어야 할 임직원이라면 휴가를 보내지, 왜 교육을 받게 합니까.” 경기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LG인화원에서 만난 이병남(사장·사진) LG인화원장의 교육관은 확고했다. 이 원장은 “LG의 교육은 곧 인재 육성이다. ‘장기 고용(long-term employment)’을 전제로 이뤄진다”며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나갈 사람에게 (교육)투자를 한다면 그것은 돈 낭비, 능력 낭비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
19만3478m²(6만여 평) 터에 건평 3만3458m² 규모로 세워진 LG의 사내(社內) 연수원인 LG인화원이 지난달 29일로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그룹 회장이던 1988년 개원 당시 “기업은 인재의 힘으로 경쟁하고 인재와 함께 성장한다. 인재 육성은 기업의 기본 사명이자 전략이요,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LG인화원의 역할을 규정한 것이다.
이 원장은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말 LG인화원도 한때 매각 대상으로 검토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와중에도 LG 인재 육성의 청사진 마련 작업이 진행됐다”며 “그때 만들어진 ‘LG사업가 육성 교육체계’는 현재 LG의 백년대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사전 테스트 불합격률은 5∼7% 정도이고, 예외 없이 퇴소 처분을 받는다”며 “해외법인에서 교육 때문에 귀국했다가 불합격하는 바람에 입소 당일 출국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에 LG를 이끌어갈 핵심 인재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주력 계열사의 최고인사책임자(CHO)로 키울 만한 인재를 매년 3, 4명씩 뽑아 세계 최고 수준의 인사 관련 석사 과정에 유학을 보낸다. 1인당 총비용만 약 4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원장에게 “그렇게 비싼 투자를 한 인재가 LG를 떠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았다.
“회사를 제 발로 나갈 사람도 못 알아봤다면 그건 ‘인재 선발’이 잘못된 것이지요. LG가 그런 눈도 없겠습니까.”
LG인화원은 하루 최대 1800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고 연간 430개의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연간 교육생만 5만여 명에 이른다. LG 임직원 1인당 연평균 56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미국 GE의 크로턴빌 연수원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LG인화원이 ‘한국의 크로턴빌’이 못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비즈니스의 성공과 교육의 성과가 상호 상승작용을 계속 일으킨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LG 미래 역량의 산실’을 이끄는 이 원장이 그리는 ‘LG인화원의 미래상’이다.
이천=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