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기업 눈높이에 딱 맞춰라”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여학생 커리어’ ‘면접의 달인’ 강의 - 산학협력 교육 등 취업률 높이기

고려대 세종캠퍼스 식품생명공학과 4학년 박진숙(24) 씨는 매주 수요일 2시간씩 ‘여학생 글로벌 커리어’라는 강의를 듣는다. 여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1학점짜리 정규 강좌로 올해 2학기에 처음 개설됐다.

최근 이 강의에서 유명 광고회사 기획팀 실무자가 ‘여성 유망 직종, 광고기획자의 진출 전략’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식품회사 입사를 희망하고 있는 박 씨는 “식품회사 업무를 광고를 통해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달 ‘대인관계 형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특강을 통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듣는 ‘조직 적응력’에 대해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한다.

청년 실업난이 심해지면서 각 대학이 재학생의 취업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취업률이 대학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각 대학의 취업률 높이기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변동진 고려대 세종캠퍼스 취업정보팀 부장은 “같은 조건이라도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이 불리한 여학생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고 특강 형태가 아닌 정규 강의를 신설했다”며 “기존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넘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여러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 대학의 취업 지원은 과거 적성검사나 자기소개서 상담 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채용정보업체 커리어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학기 중에 취업 특강을 운영하고 있다. 9월에는 공과대 재학생을 중심으로 ‘면접의 타짜’라는 특강을 실시해 면접 유형별 대응전략 등 실습 위주 강의가 열렸다.

대학과 기업의 산학(産學) 협력 강좌는 학생들에게 정보 습득과 취업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9월부터 숭실대 컴퓨터학부와 ‘웹 개발 전문인력 양성과정’ 운영 협약을 맺고 강의를 진행 중이다. 이 과목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인턴 프로그램에 우선 참여할 기회를 준다.

한국정보통신기능대는 SK브로드밴드와 맞춤형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SK브로드밴드는 재학생들에게 현장 실습 기회와 회사가 운영하는 기술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중앙대는 2006년 2학기부터 취업동아리를 육성해 학기당 70만 원의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다. 30명 이상의 학생이 모여 동아리 설립 계획서를 내면 심사 후 운영비뿐만 아니라 세미나 공간을 빌려주고 특강 강사를 섭외해 주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현재 8개 동아리에 220여 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다.

박윤갑 중앙대 종합인력개발센터장은 “다음 달부터 대학 취업률과 진학률 등을 공개하는 ‘대학정보공시제’가 시행돼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각 대학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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