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38년만에 최대 폭락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이달 33%↓… 유가, 감산결정에도 하락

경기침체속 현금부족 - 달러화 강세 영향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밀 옥수수 설탕 구리 납 등 24개 주요 원자재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지수는 이달 들어 33% 하락하면서 1970년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150만 배럴 감산 결정에도 17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3.2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7월에 기록한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에 비하면 58%나 폭락한 것.

다른 원자재들도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용도로 인해 경기상태를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는 구리는 2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가격이 t당 3640달러에 거래됐다. 올 7월 8940달러에서 60% 가까이 하락한 것.

알루미늄도 3년 만의 최저 가격을 기록했으며 니켈과 납도 각각 5%와 6% 하락했다. 6개 금속으로 이뤄진 LME지수는 지난주에 15% 이상 떨어졌다.

옥수수 가격도 27일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부셸(약 27kg)당 3.64달러를 기록해 6월 말 최고치에서 49%나 가격이 폭락했다.

경제혼란기 때 안전자산으로 선호돼 올 7월 온스당 1000달러에 육박했던 금 가격은 27일 NYMEX에서 74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CNN은 “금융위기로 현금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선물(先物)시장에서 원자재를 거래하는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지금 팔고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라’라는 말이 격언처럼 굳어지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불안감 때문에 헤지펀드들이 원자재를 시장에 내놓기 전에 거래 가격이 이미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아울러 경기침체 외에도 달러화가 최근 최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많은 잠재 고객들을 원자재 투자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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