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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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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신차 발표회때 美대사 깜짝 홍보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해외 자동차회사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수입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 등 주한 외교 사절들도 자국 자동차회사의 신차(新車) 발표회에 직접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차 ‘빅3’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자동차 수요 위축이 두드러지면서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크라이슬러 용산 전시장에서 열린 ‘세브링 터보 디젤’ 발표회에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어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첫 달 미국차를 대표하는 크라이슬러의 신차 발표를 돕게 돼 영광”이라며 “한국과 미국 소비자는 좋은 품질, 적당한 가격, 좋은 스타일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니 세브링을 구입하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좋은 결과를 맺어 더 많은 한국 소비자가 미국차를 더 쉽게 접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오래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미국차가 드물었는데 이제 한국에서도 자주 보여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이슬러는 공인 연료소비효율 1등급으로 L당 15.2km를 달릴 수 있는 경제성과 3000만 원대의 합리적 가격을 세브링 디젤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안영석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과거 미국차는 연비가 나쁘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옛말이 됐다”며 “고객이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인식을 바꾸겠다”고 설명했다. GM도 올해 5월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임 주한 미국대사 부부와 태미 오버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대표도 포드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MKX’ 발표회에 참석해 홍보대사를 자임했다.
프랑스차인 푸조의 공식수입업체 한불모터스도 22일 CUV ‘308SW HDi’와 해치백 ‘308HDi’의 신차 발표회를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엔 필리프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가 참석해 프랑스 자동차의 성능과 경제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 외교사절들은 미국과 유럽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차가 한국 시장에서 너무 많이 팔리면 무역 분쟁 등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을 때 일본 대사관 측은 도요타 관계자에게 “일본차 판매량 급증으로 한국 자동차회사들이 타격을 입어 무역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대성 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수입차들이 한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환율이 안정되면 새 브랜드와 차종의 도입이 늘어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