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conomics,가격파괴 넘어 ‘공짜 경제’ 시대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8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아이파크백화점은 악기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피아노와 트렘펫 등의 무료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공짜 경제’가 열풍이다. 사진 제공 아이파크백화점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아이파크백화점은 악기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피아노와 트렘펫 등의 무료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공짜 경제’가 열풍이다. 사진 제공 아이파크백화점
《웅진코웨이는 21일부터 정수기를 공짜로 빌려주는 ‘페이 프리(Pay Free)’ 제도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정말 공짜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 회사의 제휴사인 외환카드를 매달 30만 원 이상 써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 웅진코웨이 측은 “고객이 월 30만 원 이상 제휴카드를 사용하면 일반적인 포인트 대신 2만5000∼3만 원의 현금을 돌려받는데 이를 활용해 한 달 평균 2만4500원 선인 정수기 렌털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포인트 받고 정수기 대여… 자전거-악기 무료강습

기업들, 새로운 수익 창출위해 ‘프리 마케팅’ 적극활용

완전 공짜는 아니지만 소비자로서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쌓이는 포인트를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사정을 겨냥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공짜 경제(Freeconomics·Free+Economics)’ 열풍이 한창이다. 그 속내에는 이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가 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고객상담실과 백화점 각 매장에 두통약이나 해열제, 소화제, 파스 등을 비치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달에는 구급약을 찾는 고객이 평소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유아휴게실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기저귀나 분유, 커피 이용고객도 지난해보다 40% 증가했다.

이 백화점은 주방용 칼을 무료로 갈아주면서 부근 매장에서 주방용 칼을 30% 할인해 주거나,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전거나 악기 무료 강습도 진행하고 있다.

이봉우 아이파크백화점 마케팅실장은 “자전거 강습을 받은 주부 고객 가운데 70%가 자전거를 샀다”며 “당장은 공짜 서비스가 기업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향후 상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온라인 장터) 옥션도 그동안 단발성 이벤트로 진행하던 ‘반값 경매 행사’를 매월 정기화할 예정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공짜경제 시대가 오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가격파괴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공짜 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앞으로 2, 3년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공짜 경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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