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포인트 받고 정수기 대여… 자전거-악기 무료강습
기업들, 새로운 수익 창출위해 ‘프리 마케팅’ 적극활용
완전 공짜는 아니지만 소비자로서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쌓이는 포인트를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사정을 겨냥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공짜 경제(Freeconomics·Free+Economics)’ 열풍이 한창이다. 그 속내에는 이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가 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고객상담실과 백화점 각 매장에 두통약이나 해열제, 소화제, 파스 등을 비치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달에는 구급약을 찾는 고객이 평소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유아휴게실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기저귀나 분유, 커피 이용고객도 지난해보다 40% 증가했다.
이 백화점은 주방용 칼을 무료로 갈아주면서 부근 매장에서 주방용 칼을 30% 할인해 주거나,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전거나 악기 무료 강습도 진행하고 있다.
이봉우 아이파크백화점 마케팅실장은 “자전거 강습을 받은 주부 고객 가운데 70%가 자전거를 샀다”며 “당장은 공짜 서비스가 기업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향후 상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온라인 장터) 옥션도 그동안 단발성 이벤트로 진행하던 ‘반값 경매 행사’를 매월 정기화할 예정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공짜경제 시대가 오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가격파괴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공짜 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앞으로 2, 3년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공짜 경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