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외화차입한도 3억달러 늘린다

  • 입력 2008년 10월 13일 02시 55분


샌즈 SC그룹회장 “한국 금융시장 유동성 지원”

스탠더드차터드(SC)그룹이 한국지점인 SC제일은행의 외화차입 한도를 3억 달러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극심한 ‘달러 가뭄’에 허덕이는 한국의 외화자금 시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위원회와 SC제일은행에 따르면 SC그룹 피터 샌즈(사진) 회장과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은 금융위 측에 SC제일은행의 외화차입 한도를 3억 달러 늘리는 등의 한국 금융시장 지원책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외화차입 규모가 30억 달러 정도인 SC제일은행이 본사에서 10% 이상 달러 차입 규모를 확대하도록 한다는 것.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그룹의 가장 큰 시장인 한국이 외화 유동성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자 그룹 차원에서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의 자본금은 6월 말 현재 1조3130억 원(약 10억1000만 달러)이며 외화차입금 규모는 시장 상황 및 당국이 조절하는 손비 인정 한도에 따라 자본금의 3∼6배 수준에서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차입 규모가 30억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외국계 은행 한국지점마저 본사에서 외환을 제대로 빌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SC그룹 측은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7, G20 중앙은행 회의에서 한국이 다른 중앙은행과 달러 스와프 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측면 지원하고, 한국시장에 대한 직접투자도 확대하겠다는 뜻을 금융위 측에 전달했다. SC그룹은 이미 6월에 3억 달러 규모의 자본금으로 한국에 스탠더드차터드증권을 설립하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외화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SC그룹이 지원책을 내놓은 걸 대단히 반갑게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국내외 금융권이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외국계 은행의 국내 달러 공급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외국계 은행 지점 외화차입 한도::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지점이 본사로부터 빌릴 수 있는 외화의 한도로 본점이 결정한다. 기획재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낮았던 1월에 단기외채가 급증하는 것을 막으려고 외국계 은행 본점에서 한국지점이 빌린 차입금의 이자비용을 손비(損費)로 인정해 주는 한도를 자본금의 6배에서 3배로 축소했다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7월에 다시 6배로 확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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