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투자 ‘금’넘지 맙시다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7분


금값이 올해 들어 부쩍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 관련 금융상품의 가격 변동성이 부쩍 커진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 비율을 너무 높이지 말고 적당히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금값이 올해 들어 부쩍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 관련 금융상품의 가격 변동성이 부쩍 커진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 비율을 너무 높이지 말고 적당히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가격 급등락 심해… 금융 자산의 20% 내에서 운용해야

주가나 환율만큼 종잡을 수 없는 게 요즘 금값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값이 올해 들어 급등락을 반복하며 요동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도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금 시세를 체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는 가격 변동성이 부쩍 커진 금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비율을 너무 높이지는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 금융시장 여건 따라 춤추는 금값

일반적으로 금값은 세계 금융시장 흐름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물가가 오르거나 증시가 떨어지는 등 경제가 불안하면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 금값은 상대적으로 오른다. 반대로 금융 불안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 금값은 떨어지곤 한다.

올해는 이런 역(逆)의 상관관계가 유난히 두드러졌다. 올해 초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을 때 금값은 눈에 띄게 올랐다. 금값은 올해 3월 1온스(31.1g)에 1030달러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은 지난달 700달러 선으로 밀렸다.

금값은 요즘 미국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주 900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크게 치솟고 있다.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달러 가치가 형편없이 추락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

과거 추이가 들쑥날쑥했던 것처럼 금 가격의 향후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황재호 과장은 “가장 큰 금 소비국인 인도에 웨딩시즌이 다가오며 크리스마스까지 있어 연말로 갈수록 세계적으로 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광산이 노후해 공급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위기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되찾으면서 금값이 서서히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 투자 비중 적절히 유지해야

금융위기의 여파로 현재 금 펀드의 단기 수익률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9일 현재 KB자산운용의 ‘KB골드파생상품C-E클래스’는 1개월 수익률이 7.22%로 금 펀드 중에 가장 높다. ‘PCA골드리치파생상품A-1’, ‘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골드재간접자’도 각각 6.11%, 4.90%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값의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대박을 노리고 ‘몰빵 투자’를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로인의 이수진 연구원은 “금값이 워낙 급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단기에 투자를 지나치게 늘리면 안 된다”며 “다만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회피)용으로 적당히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조완제 펀드리서치파트 연구위원은 “금 투자는 경기가 망가질 때 쓰는 방어적 투자수단”이라며 “보통 전체 금융자산의 10%, 아무리 많아도 2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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