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A.com 주간뉴스브리핑]확산되는 ‘멜라민 공포’

  • 입력 2008년 9월 26일 17시 33분


국내 과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습니다. 중국에서 OEM으로 생산된 과자와 홍콩을 통해 수입된 과자 두 종류에서 나왔다는 데요. 인터넷에는 문제의 과자를 박스 채로 먹었다는 임산부부터 아기에게 주었다는 어머니까지 안전을 확인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는 등 중국 발 ‘멜라민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9월 넷째 주 동아닷컴 주간뉴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 확산되는 멜라민 공포 ***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와 주식회사 제이앤제이 인터내셔널이 수입한 밀크러스크에서 멜라민이 검출이 됐습니다. 멜라민은 플라스틱이나 염료, 잉크, 접착제 등의 원료로 이용되는 물질로 몸속에서 다른 물질과 화학 결합을 했을 때 유독성 물질로 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사랑 카스타드 1봉지를 모두 먹을 경우 9mg의 멜라민을 섭취하게 된다고 하는데 이는 10㎏의 유아에게 허용된 6.3mg을 초과하는 양입니다. 다만 과자나 빵은 부식으로 먹기 때문에 위험도는 덜하다고 합니다. 문제된 분유를 먹은 중국 영유아들이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분유를 주식으로 해서 상당량을 섭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의 분유 생산 업체 22곳의 69개 브랜드에서 멜라민을 썼다고 하는데, 이 정도 숫자면 중국의 우유 생산 농가에서 멜라민을 첨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입니다. 해태제과 측도 중국에서 멜라민이 함유되었다고 발표한 22개 회사가 아닌 다른 곳의 유가공품을 사용했으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올해 우유와 분유, 연유가 함유된 중국산 수입 가공식품은 227개 품목 모두 7천여 톤에 달하는데요.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런 가공식품에서 중국산 유제품이 함유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데 있습니다. 멜라민 분유가 제3국으로 수출돼 그곳에서 다시 식품 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조사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 멜라민 사료를 먹은 민물 양어장 물고기들도 농림수산식품부 조사 결과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정부 종부세 개편안 논란 ****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현 정부 임기 내에 폐지해 재산세와 통합하기로 하고 재산세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습니다.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종부세 부과기준이 현행 공시가격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종부세율도 현행 1∼3%에서 0.5∼1%로 낮아지고 60세 이상 1주택 고령자는 10∼30%의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산세를 크게 올려 서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하지만, 정부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종부세제 개혁은 이명박 정권의 대선공약입니다. 이미 재산세에 누진과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종부세는 이중과세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부세 개편안이 발표되자 여당 내에서도 서울 강남 지역구 의원과 비(非)강남 의원, 지도부와 초선 의원으로 나뉘어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오는 11월 세대별로 합산하는 현행 종부세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한다고 합니다.

**** 유모차 부대 수사 논란 ****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촛불시위에 참가한 ‘유모차 부대’ 주부 3명의 경찰 수사를 놓고 논란이 거셉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집회 참가를 선동하고, 시위 때 도로를 점거해 경찰 물대포차의 진로·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어청수 경찰청장이 국회 답변에서 ‘아동학대죄’ 여부도 적용해 보겠다고 말해 인터넷 갑론을박은 더욱 치열해 졌습니다. 이에 ‘유모차 부대’ 카페 주부 회원들은 경찰 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아이들을 걱정해 나간 엄마들의 행동이 아동학대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과잉 충성’이라며 경찰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 여당 대변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민주당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반면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웰빙정당의 오렌지족 대변인’ 이라는 비판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 일본 기업 “월가를 사자” ****

“위기(危機)는 곧 기회(機會)”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이 월 스트리트의 재앙을 틈타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금융 기관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말이 떠오릅니다. 세계적인 일본 금융 그룹 미쓰비시 UFG가 모건스탠리의 지분을 최대 20%까지 매입하는 가 하면 노무라 증권도 리먼 브러더스의 아시아와 유럽 중동 사업을 모두 인수했습니다. 노무라 증권은 직원 2500명도 함께 인수해 브랜드 네임은 물론 ‘인력’과 ‘노하우’를 함께 챙겼습니다. 일본은 이번 기회에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세계 금융 강국으로 우뚝 서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는 불발로 끝났습니다. 정치권은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 및 한국투자공사(KIC)의 메릴린치 투자에 대해 책임 추궁을 할 예정입니다. 학계나 시민단체도 금융규제강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방향상실감에 빠져 해외업무에 손을 놓은 사이 세계 금융 판도는 숨 가쁘게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 북 핵시설 일주일내 재가동 ****

북한이 일주일 안에 영변 핵시설의 재처리시설을 재가동할 것임을 2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했다고 합니다. 재처리 시설 가동은 북한이 핵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의 통보가 행동으로 옮겨지면 그동안의 6자회담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큽니다.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와의 협상을 포기하고 최악의 국면까지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재처리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9월 마지막 주는 북핵을 둘러싼 또 한 차례 위험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으로 9월 넷째 주 동아닷컴 주간뉴스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저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촬영·편집=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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