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도 인터넷전화 써볼까”

  • 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4분


통화품질 좋아지고… 내달부턴 쓰던 번호 그대로…

“국제전화 많이 쓰는 기업 통화료 최대 96% 절감”

문자-3자통화 등 부가기능 다양… 교환기 임대도

직원 250여 명인 여행사 ‘여행나라’는 지난해 5월 인터넷전화를 도입했다. 이후 월평균 통화료가 1000여만 원에서 500만 원 이하로 줄었다. 매월 200여만 원이던 해외지사와의 국제전화 요금은 한 푼도 들지 않는다. 가입자 간에는 ‘공짜’이기 때문이다.

인사발령 때마다 주변을 어수선하게 하던 ‘선로(線路)공사’ 역시 사라졌다. 부서별로 벨소리가 달라 어느 부서에 전화가 왔는지 헷갈리지도 않는다.

기존 전화번호를 인터넷전화에서 그대로 쓰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시행이 다음 달로 다가왔다.

방송통신위원회 당국자는 “인터넷전화 도입 초기 통화품질에 문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일반 유선전화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나아졌다”고 말했다.

높은 장벽이었던 번호 변경과 통화품질이 개선되면서 기업용 인터넷전화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가정용과 기업용으로 나뉜다. 가정용은 해당 업계에서 기기를 구매해 인터넷에 연결하면 된다. 반면에 기업용은 통상 전용선을 써 가정용보다 안정적이고 통화품질도 좋다. 업무용 부가기능 역시 풍부하다.

그러면서도 인터넷전화는 요금이 싼 게 최대 장점이다. 가정용은 통화료가 50∼60% 절약되지만 기업용은 회사에 따라 인하 효과에서 차이를 보였다.

삼성네트웍스의 시뮬레이션 결과 사업장 간 통화나 시외전화, 국제전화를 많이 이용하는 기업은 최고 96%까지 통화료가 줄었다. 반면에 일반 시내전화만 주로 이용하는 기업은 8%밖에 절감되지 않았다.

인터넷전화는 기기마다 차이가 있지만 휴대전화처럼 통화이력, 부재중 전화 표시, 문자메시지(SMS) 기능 등은 기본으로 제공되고 한 전화기에 여러 전화번호를 쓰는 멀티넘버링, 3자 동시통화 등 200여 가지의 부가기능이 있다. 컴퓨터 메일프로그램과 연동하는 기능 등 업무에 따라 부가기능을 골라 쓸 수 있다.

이 가운데 당겨 받기, 전달하기 등 기존 내선전화 기능은 현재 기업의 키폰 기능과 같지만 거리나 위치, 대수에 구애받지 않는 점은 다르다. 서울, 뉴욕, 파리, 베이징(北京) 등 세계 어디라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구내로 묶을 수 있다.

다만 제대로 하려면 기본 설비가 비싸다. 전용 구내교환기를 새로 설치하려면 5000만∼1억 원이 든다. 업체에 따라 임대 또는 일정한 약정을 한 뒤 교환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기존 교환기도 신형이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실제로는 저렴하다.

기기 가격도 6만∼수십만 원짜리로 다양하다. 중소기업들은 기존 전화기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부가기능은 쓰지 못한다. 통상 설치시간은 3, 4일이며 교환기까지 교체하면 2, 3주 걸린다.

현재 인터넷전화 시장은 삼성네트웍스가 선두주자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LG데이콤, SK텔링크, KT 등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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