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임금 5년간 58% 증가

  • 입력 2008년 8월 23일 03시 12분


인센티브 상여금은 10배 늘어 224억 지급

감사원 “예산편성 감독 받지않아 방만경영”

한국산업은행이 노사 합의를 초과해 임금을 마구 올리고 근거도 없는 특별상여금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등 예산을 방만하게 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2일 발표한 산업은행 기관운영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과다지급 때문에 승진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임직원의 임금이 2003년 이래 5년 동안 58%나 증가했다. 2002년에 연봉 5000만 원을 받던 직원이 각종 수당 인상과 상여금, 호봉 승급 등으로 2007년에는 7900만 원을 받았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은 2003∼2007년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노사가 합의한 임금인상률보다 1.9∼6.1%포인트나 더 많이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올렸다. 예컨대 2007년의 경우 임금을 동결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3.9% 올렸다.

성과상여금은 2, 3중으로 만들어 지급했다. 산업은행은 2002년 기존 상여금 800%를 그대로 인정해주고 별도의 예비비에서 상여금을 지급하는 ‘인센티브성과급제’를 도입했다.

이도 모자라 2006년에는 기존의 인센티브성과급 외에 별도의 ‘특별성과보상금’을 신설해 지급하고 있다.

인센티브성과급 및 특별성과보상금을 합한 인센티브상여금 집행금액은 2002년 21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224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산업은행은 이와 같은 정기적인 상여금 외에 부정기적인 상여금도 지급했다. 2007년에는 아무런 경영실적 평가 절차도 없이 인건비 집행 잔액을 전 직원에게 ‘특별성과상여금’이라는 명목으로 일률적으로 나눠줬다.

산업은행 직원의 작년 평균 연봉은 9296만 원으로 주요 공기업 중 증권예탁결제원에 이어 2위였다.

감사원은 이같이 방만한 예산집행의 원인을 제대로 된 감독을 받지 않은 예산 편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02년 이후 예산집행률이 77.9∼88.4%에 머물고 있는데도 그 다음 해 예산은 전년보다 6.2∼12.9%씩 증가했다. 예컨대 지난해 예산집행률은 77.9%에 그쳤는데도 올해 예산은 전년대비 8.2%나 증가한 5962억 원을 배정받았다. 예산집행률이 낮으면 다음 해 예산을 줄여야 정상인데도 계속 예산이 증가함에 따라 수당 관련 예산 편성액의 경우 2002년 148억6900만 원에서 올해 292억4400만 원까지 연평균 11.9%씩 증가했다.

정원 관리도 부실해 최근 수년간 고위직이 증가하고 하위직이 줄면서 부부장급 이상 직원의 비율이 2000년 말 24.6%에서 올해 3월 말 현재 37.0%로 늘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예산 편성 때부터 감독이 허술하기 때문에 남는 돈으로 직원들에게 노트북 PC를 구입해 주는 등 ‘예산 나눠먹기’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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