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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8월 11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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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권회사들은 자산관리계좌(CMA)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금리 경쟁을 하고 있다. 이자율이 너무 빨리 올라서 "저렇게 경쟁하다가 증권사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찌됐든 높은 이자를 준다니 고객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거기에다 맡긴 돈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는 매력도 있어 요즘 같은 증시 침체기에 일정 기간 자산을 묻어두는 용도로는 최적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는 법. CMA도 금리 조건 등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가입하면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최고금리, 맹신은 금물
CMA의 가장 큰 매력은 고금리 상품이면서도 언제든지 돈을 입출금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증권사들이 광고하는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돈을 인출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증권의 CMA는 최고금리가 연 5.45%다. 그러나 이는 약 6개월(181일) 이상 자금 인출을 하지 않았을 때만 적용되는 금리다. 6개월 이상 자금 예치 약정을 해놓고 중간에 돈을인출할 경우 그 금액에 대해서는 이자율이 약 1%포인트 깎이는 '페널티' 규정이 있다. 만약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연 5.25%의 수시입출금식 CMA를 들어야 한다.
삼성증권도 1년 예치 약정을 맺으면 CMA 금리가 5.8%까지 올라가지만 1년이 되기 전에 돈을 찾으면 인출 시점에 따라 이자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 언제든지 돈을 찾고 싶은 투자자는 5.35% 짜리 자유형 CMA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밖에 한화증권이나 현대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들의 CMA도 자금예치 기간에 따라 이자율이 다르게 설계돼 있다. 자금 예치 기간 등 약관을 잘 살펴보지 않은 채 '최고금리가 몇 %'라는 광고만 믿고 덥석 가입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오래 묻어두기엔 적절치 않아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증권사들도 일제히 CMA 금리를 올렸다. 이 때 증권사에 따라 기존 고객들에게 자동으로 인상된 금리를 적용해주는 곳도 있지만 고객들이 직접 자금을 인출했다가 재입금 해야만 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증권업협회 이창화 과장은 "요즘처럼 금리가 오를 때는 자신이 가입한 CMA가 이 중 어떤 경우인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자금을 인출하고 재입금해서는 안 된다. 일정기간 자금 예치 약정이 돼 있는데 그 기간 중 돈을 뽑는다면 페널티를 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오래 묻어둘수록 높은 이자를 준다고 해서 자신의 유동자금을 무작정 CMA에만 고이 모셔두는 것도 좋지 않다. CMA는 어디까지나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때 이용하는 대기성 계좌에 불과하다. 애초부터 1년 이상 돈을 묶어둘 생각이라면 CMA보다 이자율이 높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을 찾는 편이 낫다. 증권사의 CMA는 예금자보호대상도 아니다.
CJ투자증권 천세열 차장은 "CMA는 소액 자금을 수시로 입출금해야 할 때 거래계좌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증권사들에 따라 수익률과 서비스, 수수료 등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