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손으로 귀로… 오감만족 옥외광고

  • 입력 2008년 8월 9일 03시 01분


올해 3월 말 중국 베이징(北京) 공항의 신(新)청사에는 삼성전자의 애니콜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높이 3.5m의 손 조형물이 세워졌다. 크기도 크기이지만 올림픽의 오륜(五輪)에 해당하는 5가지 색상으로 은연중 ‘올림픽=애니콜’이라는 느낌을 줘 눈길을 끈다는 평을 들었다.

이 조형물을 기획 제작한 제일기획 측은 “일반 광고판과 달리 큰 규모감과 독특한 외관으로 공항 이용객이라면 다들 한 번씩 봤을 것”이라며 “2002년부터 주요 국제공항에 설치하기 시작했는데 올해에는 올림픽을 맞아 베이징 공항에도 선보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베이징 시내 유람선이나 대형 버스도 ‘SAMSUNG’, ‘Anycall’ 등 자사(自社) 로고로 래핑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점을 활용해 적극적인 옥외광고물로 올림픽 참가 인사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올림픽 현장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최근 눈길 가는 옥외 광고물이 다양하게 제작됐다. 과거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던 형태에서 지금은 소비자들의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는 서울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의 인쇄 광고판에 포스트잇 조각을 붙여 시민들이 떼어갈 수 있는 청정원의 브랜드 광고물을 선보였다. A3 용지 크기의 광고판 위에 18개의 포스트잇으로 배우 장동건의 모습을 나타냈고, 포스트잇 뒷면에는 각종 요리법을 적어놨다.

제일기획도 서울 지하철 2호선과 8호선이 만나는 잠실역사(驛舍) 기둥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매장 진열대 사진으로 래핑했다. 잠실역사를 할인점으로 착각할 정도로 실제 모습과 흡사하게 만들었다.

제일기획은 이 광고로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광고제인 ‘2008 원 쇼(one show)’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웰콤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타워 사거리, 연세대와 성균관대 앞 등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의 중앙버스차로 승강장에 스포츠 브랜드 푸마의 옥외 광고판을 설치했다. 특히 광고판에 스피커를 설치해 영국 가수 파올로 누티니의 음악 ‘뉴 슈즈’를 내보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재홍 웰콤 미디어팀 부장은 “소비자들이 정보와 이미지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만큼 일방적인 단순한 메시지로는 주목을 끌 수 없다”며 “요즘 옥외광고는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주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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