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협의안 금속노조서 거부

  • 입력 2008년 8월 8일 02시 54분


‘중앙교섭’ 타결 앞두고 무산위기… 노조원들 반발

현대자동차 노사가 7일 단체협상의 최대 현안인 중앙교섭을 두고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금속노조의 거부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불법 정치파업을 주도해 업무방해 혐의로 수배 중인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날 현대차 교섭장에 참석해 “대우자동차가 제시한 기준안보다 못 미치는 중앙교섭안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 선언을 했기 때문.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13번째 교섭을 중단했다.

중앙교섭이란 자동차 완성차 4사(현대, 기아, GM대우, 쌍용차)의 노조가 산별 금속노조로 전환하면서 상위 단체인 금속노조가 대표로 나서 자동차 완성차 4사 사측과 벌이는 협상을 말한다. 이번 현대차 노사의 중앙교섭안은 금속노조의 최종적인 중앙협상안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초안에 해당한다.

노조는 이날 회사안을 ‘예전보다 진전된 안’이라고 평가하고 금속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 상정해 추인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후에는 임금 등 핵심 사안이 포함된 지부 교섭에 집중하기로 했으나 금속노조의 거부에 따라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차 노사는 5월 말 상견례 이후 10차례 이상 협상을 진행했으나 중앙교섭을 둘러싼 줄다리기 때문에 지부교섭에 들어가지 못했다. 지금까지 노사 협상은 여름휴가 이전에 끝냈으나 올해는 아직 중앙교섭에 묶여 있는 상태다.

이 같은 금속노조의 거부 선언에 대해 현대차지부 내부에서 반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울산공장 성내연수원에서 현대차지부 대의원 400여 명과 정 위원장이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일부 대의원이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진행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조원은 “노사가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발표한 중앙교섭안보다 금속노조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면 노사의 기대와 달리 지부교섭 타결 시점도 계속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지부는 8일 오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중앙교섭 진행 여부와 쟁의행위 돌입 여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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