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發 ‘차값 인상 도미노’ 시작되나

  • 입력 2008년 6월 28일 03시 01분


■ 일본 내 전 차종 인상 검토

세계 1위 자동차회사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자국(自國) 내 전 차종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의 전 차종 일괄 인상 추진은 1974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처음이다.

도요타가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자동차업계에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는 냉연강판 등 원자재의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져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일본의 일부 상용차 회사는 이미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닛산그룹의 카를로스 곤 회장도 25일 주주총회 뒤 기자회견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차량 가격 인상은 시간 문제”라며 “시장 리더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요타에 자동차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올해 2분기(4∼6월) 일본 판매와 제조원가 동향을 살핀 뒤 다음 달 인상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 상용차회사인 미쓰비시후소트럭과 히노자동차도 8월경 가격 인상을 잠정 결정했으며, 이스즈자동차도 3∼5%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회사들도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토모티브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GM은 2009년 모델 가격을 기존보다 3.5% 인상할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도 2008년형 남은 모델의 가격을 기존보다 2% 높이고 2009년 모델에도 같은 인상폭을 적용하기로 했다.

해외 브랜드의 가격 인상 흐름에 따라 국내 자동차회사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냉연강판 등 원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고유가 상황 속에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다.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최근 “포스코가 철강제품 값을 올리는 등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원가 압박이 심하다”며 “가격 인상 요인이 가중되면 가격 인상을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냉연강판 가격이 t당 16만5000원 올라 하반기(7∼12월)에 약 2500억 원의 원가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GM대우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현대·기아차의 움직임을 보고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만약 앞으로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편의장치 선택권을 늘려 실질적인 인상폭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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