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한때 1700선 붕괴… 깊어가는 개미들의 고민

  • 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1분


조정場, 맷집 좋은놈 없을까

회사원 김모(35·서울 동작구 사당동) 씨는 지난해 펀드 투자로 모은 4000만 원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두고 있다. 주식이나 펀드에 다시 투자하고 싶지만 증시가 계속 조정을 받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지금 주식이나 국내 펀드에 투자하려면 주가가 앞으로 1,800은 훌쩍 넘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 장중에 코스피지수 1,700 선이 깨지는 걸 보니 불안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즘 들어 증시가 수시로 대내외 악재에 충격을 받으며 맥없이 주저앉자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조정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투자방법을 살펴봤다.

○ 조정장에 강한 금융상품 찾아라

최근과 같은 증시 조정기에 투자를 고려할 만한 상품으로는 우선 주가연계증권(ELS)이 꼽힌다. ELS는 특정 지수나 종목을 기초로 만든 금융상품으로, 정해진 기간에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종목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짜여 있다.

23일 우리투자증권이 내놓은 ELS 상품 8개 가운데 ELS2011호(기초자산 삼성전자, 현대중공업)는 1년 만기이며 3개월마다 조기상환 조건에 맞으면 연 20%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만기까지 조기 상환되지 않을 경우 전체 투자 기간 동안 장중 두 종목 모두의 하락률이 40% 이내 범위에 있으면 연 2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두 종목 중 하나라도 장중 40% 넘게 하락하면 그 비율만큼 원금 손실이 난다. 반면 ELS2007호(기초자산 코스피200·만기 1년)는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만기수익률 범위는 0∼31.5%다.

신한은행 김은정 분당PB센터 팀장은 “ELS는 고수익을 추구할수록 원금 손실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요즘같이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상품구조를 정확히 파악한 뒤 안정적인 구조의 상품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펀드의 경우 코스피200 또는 특정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전체 증시가 하락해도 해당 지수가 오를 때 수익을 낼 수 있어 증시 하락기에 고려할 만하다. 김 팀장은 “ELS에 투자하는 주가연계펀드(ELF)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중소형주펀드는 최근 같은 조정장에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은 편이다.

제로인 이수진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외국인과 기관은 환금성이 좋은 대형주를 먼저 팔아 현금을 확보하기 때문에 중소형주는 증시 하락의 충격을 덜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도 하락장에 강한 펀드로 꼽힌다.

○ “실적 호전주 주목” vs “일단 쉬어라”

주식 투자를 고려한다면 외부 악재에 충격을 덜 받는 기업을 골라야 한다.

우리투자증권 이주호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제품 가격을 올려 이익을 낼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런 조건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오리온, 농심, 한솔제지를 꼽았다. 또 2분기(4∼6월)를 비롯해 하반기(7∼12월)에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하이닉스, LIG손해보험, 현대모비스, 포스코,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주식 투자를 하지 않고 잠시 쉬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시장이 침체기에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따지기보다 위험자산을 줄여 자산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도 “현금을 쥐고 있으면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이 있지만 증시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현금도 종목이고 가만히 있는 것도 투자’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시 조정기에 투자를 고려할 만한 금융상품
상품유형특징
주식실적주-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적절한 이익을 확보 할 수 있거나 수출 증가 등으로 2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
예) 오리온 농심 한솔제지 하이닉스 LIG손해보험 현대모비스 포스코 삼성전자 등
펀드중소형주
펀드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기관, 외국인의 대 규모 매도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음
예) 유리스몰뷰티주식 한국중소밸류주식 삼성중소형포커스주식
가치주
펀드
-가치주는 증시 하락에 따른 충격을 상대적 으로 적게 받음
예)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 신영마라톤주식 동부더클래식진주찾기주식 Tops밸류주식
배당주
펀드
-배당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추구
예) 신영밸류고배당주식 프라임배당주식
주가연계
펀드(ELF)
-ELS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
상장지수
펀드(ETF)
-하락장에서도 투자대상지수가 상승하면 수익 낼 수 있음
파생
상품
주가연계
증권(ELS)
-상품 구성에 따라 주가가 일정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적정수익 낼 수 있음
자료: 우리투자증권, 제로인 등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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