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떤중 총리 “베트남 국영기업 거품 빼겠다”

  • 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0분


저렴한 노동력과 수출 주도 성장 정책으로 급속히 성장해 온 베트남 경제가 최근 인플레이션과 환율 하락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대대적인 국영기업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전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저렴한 노동력과 수출 주도 성장 정책으로 급속히 성장해 온 베트남 경제가 최근 인플레이션과 환율 하락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대대적인 국영기업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전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하락으로 경제상황이 매우 악화된 베트남이 주요 국영기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한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미숙한 경제구조를 가진 베트남에 해외 투자가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최근 몇 달간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며 “국영기업의 구조조정은 베트남 경제를 다시 부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우옌떤중 총리는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듬해인 2006년 당시 56세의 나이에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그는 이번 방미 기간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기관투자가들 외에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만나 베트남의 자산 거품을 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트남은 경제 개방의 시기는 늦었지만 저렴한 노동력과 강력한 수출 주도의 성장정책에 힘입어 신흥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아 왔다. 실제로 베트남 의류공장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70달러로 중국 해안지역(150∼160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동안 베트남 정부는 ‘국영기업의 영역 확장’과 ‘한국식 재벌 시스템’을 바탕으로 경제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빠른 성장을 위해 국영기업의 몸집을 불리고 일부 대기업들이 다양한 산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 준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영기업과 재벌 위주의 정책이 규모는 작지만 효율적인 민간부문 비즈니스를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