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뜀박질… 수익 뒷걸음질

  • 입력 2008년 6월 17일 03시 04분


환율 상승(원화가치는 하락)에 따라 올 1분기(1∼3월) 국내 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올라 당장 수출에는 도움이 됐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과 외화 차입금의 부담이 커지면서 손실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567개 상장·등록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이들 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내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4.2%에 그친 반면 수출기업은 20.7%나 매출액이 올랐다. 한은은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생산자 물가의 상승으로 판매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 업체의 순이익률은 올 1분기 6.9%로 지난해 1분기(7.9%)에 비해 오히려 1%포인트 떨어졌다. 수출기업도 영업이익률은 매출 증가로 지난해 1분기 5.7%에서 올 1분기 8.2%로 뛰었지만 영업외수지를 반영한 세전순이익률은 같은 기간 7.0%에서 7.2%로 0.2%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외채 상환 부담이 커진다”며 “또 환율이 상승하면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기업의 손실을 키우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조업체 중 세전순이익률이 0% 미만인 적자업체의 비중도 33.6%로 지난해 같은 분기(29.5%)보다 4.1%포인트 늘었다. 3월 말 현재 제조업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89.0%로 지난해 말(80.4%)보다 8.6%포인트 상승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