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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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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高油價)로 항공편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유럽행 ‘하늘 길’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럽 노선이 상대적으로 ‘고수익 저비용’ 노선이어서 증편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류할증료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감편과 폐지를 검토해야만 하는 다른 노선과는 상황이 반대다. 여기에다 최근 크게 늘어난 한국의 유럽 관광객 및 비즈니스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외국 항공사들까지 가세해 국내 항공사와 경쟁에 나섰다.》
올해 유럽 항로 개척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아시아나항공이다. 33년 만에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에서 프랑스 파리로 복수 취항한 아시아나항공은 비수기임에도 4, 5월 두 달 동안 56.2%의 탑승률을 보였다.
진일남 아시아나항공 파리지점장은 “항공사 간 경쟁으로 파리 항공권이 10% 이상 싸졌지만 서비스 질은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파리 노선 전체 ‘파이’가 커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1∼5월 탑승률은 75%였으며 올해 같은 기간도 72% 선을 유지했다. 올해 1분기(1∼3월) 유럽 전체노선 매출도 11%가량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부터 독일 뮌헨에 주 3회 신규 취항하고 있다. BMW,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 본사가 있는 데다 최근 한국 기업들과의 교역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한국 내 중국 유럽 관광객을 동시에 잡기 위해 뮌헨∼인천∼중국 선양 노선에 9일부터 취항했다. 뮌헨공항은 한국인 승객의 통역 및 환승 편의를 봐주기 위해 이달 초 현지 한국사무소도 별도로 개설했다.
정부 지분이 55%로 재정 안정도가 높은 핀란드항공과 사실상 국영기업이면서 산유국 프리미엄도 안고 있는 에미레이트항공은 한층 더 유럽 노선에 공격적 마케팅을 펴고 있다. 이 두 항공사는 ‘유럽으로의 관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핀란드항공은 ‘유럽 40개 도시를 최단기간에 환승할 수 있다’고 광고하며 6월 한 달 동안 취항기념으로 헬싱키 경유 유럽 전(全) 노선 일반석 왕복항공권을 8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7월부터 두바이∼이탈리아 밀라노, 두바이∼이탈리아 로마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하반기부터는 최신 A380기종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동을 거쳐 유럽을 한꺼번에 보려는 한국 여행객’들이 주 타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2005년 두바이 직항 항공편이 생기기 전인 2004년 중동지역으로 간 출국자는 8만8776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0만3422명으로 늘었다.
| 각 항공사의 유럽 신규 취항 노선 | ||||
| 항공사 | 노선 | 취항 일자 | 비행 횟수 | 비고 |
| 대한항공 | 인천∼뮌헨 | 6월 1일 | 주3회 | 독일 비즈니스 승객 수요 흡수 |
| 아시아나항공 | 인천∼파리 | 3월 31일 | 주3회 | 아시아나의 첫 파리 취항 |
| 핀란드항공 | 인천∼헬싱키 | 6월 3일 | 주5회 | 유럽 42개 도시 최단시간 환승연결 |
| 루프트한자항공 | 뮌헨∼인천∼선양(중국) | 6월 9일 | 주3회 | 중국, 유럽행 수요 동시 흡수 |
| 에미레이트항공 | 두바이∼밀라노, 두바이∼로마 | 7월 1일 | 각 주7회 | 중동 경유 유럽 직항노선 다양화 |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