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주식선물 개장 한달… 거래량 늘고 개인투자 활발

  • 입력 2008년 6월 6일 02시 53분


‘몸집’ 커졌지만 특정株 ‘편식’ 과제

개인비중 54.5%로 압도적… “외국인 참여 적극 유인해야”

지난달 6일 한국에서 처음 열린 개별주식선물(先物)시장이 개장 한 달째를 맞았다.

초기에는 거래량이 적었지만 증권사들이 시장 조성자로 참여하면서 거래량이 늘어 현재 하루 평균 1만 개 이상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선물 전문가들은 개별주식선물시장에 개인의 참여가 활발하고, 거래량도 증가하는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에 15개 종목 중 3, 4개 종목에 거래가 집중되어 있고, 외국인 거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 개인 참여 활발… 거래량도 증가

삼성증권에 따르면 개장 첫날부터 이달 4일까지 개별주식선물시장의 최대 투자주체는 개인투자자(54.5%)였다. 증권사(22%), 외국인투자가(11.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개별주식선물은 계약을 맺을 때 위탁증거금으로 약정금액 대비 18%를 예치해야 한다. 하지만 현물 주식을 거래하는 것보다 적은 돈으로 큰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메리츠증권 윤종원 파생상품운용본부장은 “세금 면제, 현물(주식)시장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등의 장점 때문에 개인의 참여가 높은 편”이라며 “올해 말쯤에는 개별주식선물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개장 초반에 부진했던 거래량도 증권사들이 시장 조성자로 참여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1만 계약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매입이나 매도를 한 뒤 아직 반대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남아 있는 물량인 미결제 약정도 5월 말 현재 5만6000계약이나 된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종목의 거래량이 시간이 갈수록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시장의 유동성이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쏠림 현상은 해결해야 할 과제

시장 개장과 함께 5000만 원을 들여 개별주식선물 거래를 시작한 홍모(29) 씨는 최근 주식선물 거래에 흥미를 잃었다. 15개 종목 가운데 일부 종목에만 거래가 몰리고 나머지는 지지부진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증권사들이 좀 더 활발히 매매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5월 한 달간 종목별 거래현황을 보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국민은행,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거래량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거래량의 76%나 됐다. 개별주식선물은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한 대형주의 위험관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주요 종목 외에는 거래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는 것.

대신증권 투자전략부 이승재 선임연구원은 “거래량은 많이 늘었지만 일부 종목에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개별주식선물시장의 장점이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주요 종목 외의 종목에 대해서도 거래가 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현물시장의 거래량보다 선물시장의 거래량이 너무 적은 것도 문제다.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현·선물 스위칭’ 같은 거래가 이뤄지려면 선물시장의 크기가 일정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투자가의 참여가 초반 반짝한 뒤 점점 줄어드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시장 개장 초기엔 하루 평균 1000계약 이상 매입했지만 6월 들어서 200계약 수준으로 거래량이 떨어졌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개별주식선물:

특정 기업의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해 투자자들이 선물을 사거나 팔 수 있도록 고안된 금융상품. 한국에서는 올해 5월 처음 문을 열었으며 현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15개의 우량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개별주식선물시장 개장으로 한국은 주가지수 선물 및 옵션, 개별주식 선물 및 옵션 시장을 모두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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