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국에 기술 수출 ‘손 도장’ 꾹 찍었어요”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4분


국내 지문인식기술 시장 절반 차지 ‘슈프리마’ 이재원 대표

‘열 손가락 끝의 소용돌이무늬에 인생을 걸었다.’

국내 지문 인식기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지문인식기술 전문기업 ‘슈프리마’의 이재원(사진) 대표의 얘기다.

슈프리마는 지문인식방식의 출입보안, 근태관리 기기 등에 들어가는 솔루션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 대표가 슈프리마를 세운 건 2000년. 이전까지 그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차량 정보통신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지만 당시 삼성이 자동차 사업을 정리하면서 창업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학교(서울대 공대)에 다닐 때 저희 교수님(권욱현 서울대 명예교수)이 늘 하신 말씀이 있었어요. ‘너희들은 둘 중 하나를 해라. 국민이 낸 돈으로 지금껏 공부할 수 있었으니 창업을 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든지, 아니면 학교로 돌아와 나라의 인재를 키워라’라고 말씀하셨죠.”

당시 이 대표는 삼성전자, 대우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에 흩어져 있던 서울대 공대 친구 5명을 모아 함께 벤처기업을 창업하자고 제의했다.

“처음 시작했을 땐 엄청 싸웠어요. 월급이 안 나오니까요(웃음). 투자사들도 우릴 믿어주지 않더군요. 뭔가 눈으로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아이템이 인식이 ‘돼’든지 ‘안돼’로 확실히 판가름 나는 지문인식 기술이었다.

해당 기술의 개발에 착수한 슈프리마는 2002년 지문인식 알고리즘 세계 경연대회에 출전해 아시아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04년에는 세계 1위에 올랐다.

지금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100여 개국의 540여 개 글로벌 지문인식장비 기업에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수출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 수출중소기업상 및 벤처기업대상 국무총리상 등 상도 여러 개 받았다.

이 대표는 “슈프리마는 직원 한 사람이 만들어 내는 영업이익이 1억7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작지만 알찬 기업”이라며 “지문인식 기술의 응용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시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문인식 제품시장은 세계적으로 약 3조 원 규모로 형성돼 있으며 특히 전자여권, 첨단 수사시스템 구축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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