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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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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
다양한 혜택 주며 유치전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올해 초 대기업에 입사한 새내기 직장인 이모(27) 씨는 최근 서울로 올라왔다. 일가친척이 서울에 없는 이 씨는 당장 집을 구하는 게 급했다. 막막한 마음에 은행을 찾은 이 씨는 신입사원 전용 대출상품으로 1000만 원을 빌려 부모에게서 빌린 돈을 합해 작은 원룸을 구했다.
금융회사들은 매년 입사 시즌이 되면 이 씨처럼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사원을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용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입사와 동시에 돈을 빌려주는 대출상품, 신입사원 연령대의 고객에게 높은 금리를 주는 통장도 선보였다.
○ 신입사원 대상 대출상품 ‘봇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신입사원에게 담보 없이 돈을 빌려준다.
신한은행은 7일 사회 초년생을 위한 ‘신한 신입직원 신용대출’을 내놨다. 기존에는 입사 후 3∼6개월이 지나야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 상품을 이용하면 재직증명서와 신분증만 있으면 입사와 동시에 대출이 가능하다.
최고 2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고 기본 금리는 고정금리 연 7.8%가 적용된다. 급여이체 등을 통해 0.4%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신한은행이 지정한 우량기업, 학교, 정부투자기관의 신입직원 및 새내기 공무원이 대상이다.
하나은행도 ‘하나 신입사원 패밀리론’을 통해 우량기업 신입사원에게 2000만 원까지 빌려준다. 급여이체를 하거나 하나은행의 카드를 매달 10만 원 이상 사용하면 연 7.9%의 고정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대우캐피탈도 지난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 대출상품 ‘프레시 내게론’을 내놨다. 대기업,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신입사원이 통장 등을 통해 1개월만 소득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면 최대 1000만 원을 빌려준다, 금리는 연 8∼26%.
○ 신입사원 대상 고금리 통장, 적금 상품도
국민은행은 올해 초에 만 18∼32세만 가입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 통장인 ‘KB스타트통장’을 선보였다. 이 통장을 통해 공과금을 자동납부하거나 국민은행의 신용카드를 결제하면 100만 원 이하의 잔액에 대해 연 4%의 높은 금리를 준다.
또 이 통장을 이용하면 인터넷뱅킹, 폰뱅킹, 모바일뱅킹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연령이 만 35세가 되면 ‘직장인우대종합통장’으로 자동 전환된다.
솔로몬상호저축은행의 ‘파이팅2030정기적금’도 새내기 직장인을 노리고 만들어진 상품이다. 20, 30대 직장인이 이 상품에 가입하면 만기가 1년 이상∼2년 미만일 때 연 6.7%, 2년 이상∼3년 미만일 때 연 6.8%. 3년일 때 연 6.9%의 금리를 준다.
자기 계발을 위해 정규 학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주경야독(晝耕夜讀)’형 직장인에게는 0.1%의 추가 금리도 얹어준다.
국민은행 정현호 개인상품부 팀장은 “사회 초년생들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은행으로서는 이들을 주거래 고객으로 확보했다가 나중에 대출 등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