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환율 상승에 ‘환헤지’ 노출따라 희비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7분


‘한진중공업은 표정관리,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안도, 대우조선해양은 울상.’

최근 원화 가치 하락세(원화환율은 상승)가 지속되면서 조선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환헤지 수준이나 시점에 따라 거액의 환차익을 얻거나 환차손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12일 선박 건조 대금을 대부분 달러로 받는 조선업계는 최근 환율 상승 추세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환헤지를 거의 하지 않은 한진중공업이 가장 혜택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헤지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대처하는 다른 조선사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제대로 얻지 못하는 것과 달리 한진은 환차익을 고스란히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또 수주 즉시 환헤지를 하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환차손이나 환차익을 기대하지 않는 경영전략 때문에 수주 즉시 100% 환헤지를 하는 삼성중공업은 환율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 대신 대우조선과 현대미포조선은 수주 후 일정 시차를 두고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원화 가치 하락기에는 경상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어떤 조선업체의 환율 전략이 맞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최근 환차손을 입은 업체가 장기적으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헤지란 투자 대상국의 통화 가치가 급등락할 때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막기 위해 환매 때 환율을 현재 시점의 환율로 미리 고정해 두는 것을 말한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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