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출범 휴면예금재단 재원 부족에 ‘휴면상태’ 우려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은행의 휴면예금과 보험사의 휴면보험금 등을 저소득층 지원에 활용하는 ‘휴면예금관리재단’ 출범이 3월 말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미 휴면예금의 50% 이상을 예금주를 찾아서 돌려준 데다 출연을 약속한 금융회사 수도 전체 금융회사의 절반 남짓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휴면예금재단을 ‘소액서민대출은행’으로 바꿔 저소득층을 위한 소액대출, 창업지원, 신용회복 지원 등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재원(財源)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으로 휴면예금재단에 출연할 수 있는 휴면예금 및 보험금은 은행권 2011억 원, 생명보험업계 1200억 원, 손해보험업계 711억 원, 상호저축은행 56억 원 등 총 397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6월 관련 법안이 통과될 당시의 휴면예금 및 보험금 규모 8200억 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액수다. 금융권에서는 2월 이후에도 예금 및 보험금 반환이 계속되고 있어 다음 달 초 금융회사들이 재단에 돈을 넘길 때는 출연금 규모가 20∼30%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참여도 소극적이다. 휴면예금관리재단설립위원회에 따르면 협약동의서를 발송한 지 40여 일이 지난 7일까지 출연에 동의한 금융회사는 17개 은행 중 16개, 22개 생보사 중 8개, 108개 상호저축은행 중 64개다. 손보사는 한 곳도 없다.

2월 말까지였던 출연금 규모 확정이 늦어지면서 재단이 3월 말 발족하더라도 실제 사업은 6월 이후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출연금이 재단으로 넘어간 후에도 원예금주가 원하면 언제든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가용 사업비는 이보다 더 적어질 것”이라며 “첫해에 쓸 수 있는 돈은 100억∼200억 원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회연대은행 임은의 정책실장은 “휴면예금 및 보험금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어 계획된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