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 금융시대… 고객중심 헤쳐모여”

  • 입력 2008년 3월 5일 02시 58분


《3월 말부터 하나은행 고객들은 은행 지점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보험약관대출을 받는 등 증권, 보험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7일 경영전략협의회를 열어 현재 하나은행, 하나대투증권, 하나생명 등 법인별로 나뉘어 있는 조직을 개인금융BU(Business Unit), 기업금융BU, 자산관리BU 등 3개 사업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3월 중 마무리될 하나금융의 조직 개편은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고객들에게 토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은행마다 조직개편 바람

최근 하나금융처럼 조직 개편을 통해 통합적인 고객관리를 시도하는 은행이 많아지고 있다. 고객지향적으로 조직을 개편함으로써 앞으로 벌어질 치열한 경쟁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 은행서 증권-보험 서비스 제공

하나금융은 계열사인 은행, 증권사, 보험사, 캐피털 등이 개별적으로 영업하는 것만으로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지금도 은행 지점에서 펀드, 방카쉬랑스 등에 가입할 수 있지만 은행 직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펀드, 보험 상품을 팔다 보니 고객의 만족도가 낮았다는 것. 각 금융 영역을 넘나드는 상품이 나오기도 어려웠다.

하나금융 임영호 상무는 “조직 개편 후에는 은행과 증권, 은행과 보험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금융 상품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고객도 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돌아다닐 필요 없이 한자리에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은행, 증권 등 법인별로 회계 처리를 하지만 각 BU를 맡은 3명의 부회장은 각 부문에서 인사, 예산 배분 등에 대해 전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세계적 금융회사들은 이미 사업부문별로 업무를 추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그룹 대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하영구 행장뿐 아니라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비자금융그룹 대표에게도 보고한다.

○ 영업 지원그룹 신설 경쟁도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조직을 중시하면서 고객 접점 조직을 중심으로 전체 회사 시스템을 재편하는 은행도 나타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초 금융 상품의 종류에 따라 나뉘어 있던 카드사업본부, 주택금융본부를 개인고객영업본부로 통합했다. 또 은행 지점영업을 지원하는 프런트라인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고객 최우선 경영전략을 채택하면서 조직 전체를 일선 직원 중심으로 다시 짜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고객과 접점이 되는 프런트라인본부가 모든 업무의 중심이 되고 다른 본부는 이곳을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말 국민은행은 지역본부를 영업지원본부로 바꿨고, 신한은행은 영업지원그룹을 만들었다. 우리은행도 최근 영업지원본부를 강화했다.

김우진 딜로이트컨설팅 전무는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서비스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인 것”이라며 “다만 신설 조직이 실질적 권한을 갖고 기존 조직과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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