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富의 지도’ 바뀌었다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서울 평당가격 가장비싼 洞 ‘MB’효과로 1년새 순위변동

재건축 활성화 공약 따라 압구정동, 최고 수혜지로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동(洞)이 최근 1년 새 강남구 대치동에서 압구정동으로 바뀌었다.

동작구 성동구 중구 등에서도 아파트 값이 가장 높은 동이 1년 새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와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동별 3.3m²(1평)당 평균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4078만 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07년 2월에는 대치동이 평균 4139만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최고가 동의 변경은 구(區)별 프리미엄 동네의 변경을 뜻한다”며 “가장 비싼 곳으로 새로 떠오른 동네가 앞으로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MB 효과’로 압구정동이 최고가 동으로 부상

3.3m²당 가격 기준으로 1980년대 초부터 2006년 2월까지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곳은 압구정동이었다.

2006년 대치동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2007년 2월 대치동이 최고가 동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오름세를 탄 압구정동이 이번 조사(재건축 중인 곳과 주상복합 제외)에서 다시 아파트 값이 1위로 뛰어오른 것.

압구정동 신세계공인 김인혁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재건축 활성화 공약의 최대 수혜지로 압구정동 한강변 아파트가 주목받으면서 압구정동의 호가(呼價)가 오르고 매물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울 구별 아파트 값 최고 동(洞) 변경 현황
지역2007년 최고가 동2008년 최고가 동
강남구대치동(4139만 원)압구정동(4078만 원)
동작구흑석동(1659만 원)상도동(1713만 원)
성동구성수동1가(1742만 원)금호동4가(1862만 원)
중구신당동(1624만 원)중림동(1669만 원)
동별 3.3㎡당 평균가 기준(재건축과 주상복합은 제외). 자료: 스피드뱅크

압구정동 아파트는 2007년 2월 3.3m²당 4062만 원에서 1년 새 4078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지난해 1, 3위였던 대치동과 도곡동은 강남권 아파트값 안정세에 따라 최근 1년 동안 3.3m²당 평균 가격이 각각 95만 원, 20만 원 하락했다.

강남권 재건축이 5층 이하 저층에서 10∼12층인 중층으로 옮겨가면서 중층 재건축의 대표 격인 압구정동 한강변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초고층 재건축과 무관하지 않다.

서울시는 최근 층수를 높이고 동 간격을 넓히는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초고층 건물을 듬성듬성 짓는 방식으로 쾌적한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방식으로 재건축하면 주변 경관이 좋은 대단지 중층아파트가 혜택을 받는다.

○ 대단지 재개발·재건축 지역 주목

동작구에서는 1년 새 아파트 값이 가장 높은 곳이 흑석동에서 상도동으로 바뀌었다.

같은 기간 성동구의 프리미엄 지역은 성수동1가에서 금호동4가로, 중구의 최고가 동은 신당동에서 중림동으로 변경됐다.

최고가 동으로 떠오른 세 곳은 모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이다.

상도동에서는 최근 2, 3년 새 포스코, 삼성 등 각각 2000채가 넘는 대단지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들어섰다. 금호동4가에도 ‘서울숲 푸르지오’ 등 재개발로 잇달아 새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 대규모로 새 아파트가 들어선 덕분에 이들 동네가 인기 지역으로 떠올랐다.

한편 1년 새 3.3m²당 평균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용산구 한강로3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 아파트의 3.3m²당 가격은 지난해 2월 1322만 원에서 현재 2077만 원으로 1년 새 755만 원 상승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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