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나 이해규야”…前 삼성重 부회장 산업훈장 걸고 출두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이해규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이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조준웅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두루마기 차림에 금탑산업훈장을 목에 걸고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규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이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조준웅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두루마기 차림에 금탑산업훈장을 목에 걸고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좀 늦었네.”

4일 오전 10시 5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한복 두루마기 차림의 60대 남성이 들어섰다. 이날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으러 온 이해규(68)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이었다.

우선 복장부터 특이했다. 두루마기를 입고 참전용사들이 매는 듯한 ‘제26회 상공의 날 금탑산업훈장’을 목에 건 것.

사무실을 찾은 삼성의 다른 소환자들이 기자들을 보면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인상을 찌푸린 것과 달리 그의 표정은 당당했다. 그는 10여 명의 취재기자에게 “이명박 특검과 삼성 특검 중 어느 것이 중요하느냐”며 “국운이 달린 게 중요하지, 왜 (이명박 특검에) 안 가고 여기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허허, 나 이해규야”라며 들고 있던 참고인 소환장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이날 저녁 조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할 말은 다 했고 다시 올 일은 없다”고 말했다. 마산상고와 서울대 행정학과를 나온 그는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지낸 뒤 지난해 삼성중공업 부회장으로 퇴임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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