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한국기업 야반도주 한국언론은 과장보도 말라”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中언론 “실제 철수한 기업 매우 적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무단 철수(야반도주)를 일반적인 현상인 것처럼 과장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중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궈지셴취(國際先驅)도보는 28일 ‘중국 진출 한국 기업 반예타오이(半夜逃逸·야반도주)의 진상’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기업의 야반도주는 일반적 현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올해부터 실시되는 세제의 변화와 환경보호정책의 강화, 새로운 노동법 실시 등으로 외자기업의 임금 부담이 50%나 늘어 2만여 한국 기업 중 20%가 적자로 인해 앞으로 중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장옌성(張燕生) 소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최근 이윤율이 저하돼 실제로 철수한 기업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중국 정부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자)기업들이 업종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마땅히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과장 보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최근 무단 철수 기업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 진출 기업이 매년 4000∼5000개씩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02년 2만2208개(누계 기준)에 불과하던 한국 기업은 2004년 3만2753개를 넘어 2006년엔 4만3130개로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경영 환경이 급속히 악화된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또 무단 철수가 주로 피혁과 완구, 의류 등 저임금에 의존하는 산업에 집중돼 있어 전반적인 기업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 한국 기업 역시 1990년대의 소규모 노동집약형, 제조업 중심에서 2000년대 들어 대규모 생산기지형,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직원 3000여 명 규모의 한국 섬유업체가 무단 철수한 산둥(山東) 성 옌타이(烟臺) 시의 채규전 한국상회 회장은 “보도가 나간 뒤 한국 업체에 납품하는 중국 기업이 모두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등 후유증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