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회 ‘큰손 3인방’ 공격투자 늘린다

  • 입력 2008년 1월 28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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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교직원 - 군인공제회 ‘고수익 행보’ 주목

막대한 자금력과 많은 회원 수를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투자계의 큰손’인 공제회가 새해 들어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행정공제회는 올해 신규 설립을 추진하는 증권사에 주요 주주로 참여할 방침이다. 행정공제회 이형규 이사장은 2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우리의 목표는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 같은 초대형 연금 기금이 되는 것”이라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투자은행(IB)으로 발전시킬 만한 증권사의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도 올해 자산운용사 설립, 해외 부동산 투자, 전략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고수익 올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채권 비중 줄이고 주식투자로 큰 수익 내

3대 공제회로 꼽히는 행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는 그동안 공격적이고 발 빠른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내 왔다.

행정공제회는 2005년 299억 원, 2006년 386억 원에서 지난해 1089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고 교직원공제회는 2006년 1609억 원, 지난해 4289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뒀다. 군인공제회도 2006년 1765억 원의 막대한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

이들 ‘공제회 3인방’의 공통점은 주식시장의 ‘큰손’이라는 점이다. 공기업이 기금을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채권 비중을 줄이면서 주식의 비중을 늘려 왔다. 지난해 말 현재 교직원공제회는 전체 자산의 43.6%를, 행정공제회는 27.6%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전체 자산에서 채권 비중이 8.4%밖에 안 된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주식 투자로만 2378억 원의 수익을 냈다.

○ 국내 M&A 시장서 과감한 투자

과감한 투자로 수익률을 높인 이들은 올해 들어서도 공격적 투자 행보를 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올해 9000억 원을 주식 투자 자금으로 배분해 놓은 상태다. 이 공제회는 상장기업뿐 아니라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Pre-IPO’ 투자에도 적극적이어서 지난해 348억 원을 들여 미래에셋생명의 지분 5%를 사들여 2대 주주가 됐다.

또 이들 공제회는 M&A 분야에서도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국내 M&A 시장에서 뛰어난 투자자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 2500억 원을 들여 금호타이어 지분을 50% 취득한 뒤 2년 후 팔아 1239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메가박스 지분 700억 원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LG카드 인수전에도 36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 중 2520억 원은 신한지주의 상환우선주로 받아 향후 5년간 연 7%의 배당을 받게 됐다.

○ 자산운용사 설립… 해외 부동산에도 눈 돌린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해외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이어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미국 상업은행 중 자산 규모 4위인 와코비아 은행과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에 대한 업무를 제휴해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두바이의 업무용 빌딩, 뉴욕 맨해튼의 대주택,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 약 77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체코, 카자흐스탄, 러시아, 중국 등에 오피스 빌딩을 세우고 라오스에 은행을 설립하는 해외 투자를 포함해 약 3000억 원을 개발사업에 투입한다.

군인공제회는 올해 자회사인 대한토지신탁을 통해 부동산 관련 투자를 전담하는 자산운용사를 손자(孫子)회사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 공제회는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확대를 위해 쌍용건설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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