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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23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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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3억5500만 달러 매출… 한국시장도 공략
■ 고무 신발 ‘크록스’ 로 대박 크록스사의 비결은
《‘크록스를 아시나요.’ 세계 80여 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신발 이름이다. 한국 백화점에서도 알록달록한 색깔에 이상한 모양의 ‘고무 신발’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해변에서나 신을 법한, 얼핏 보면 촌스럽기까지 한 이 신발 매장에 고객이 붐비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크록스사(社)는 2003년에 설립돼 3년 만인 2006년 매출이 300배로 급증하는 등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소재 기술은 특허 출원도 안 해”
국내에서 신발산업은 해외로 이전하거나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할 정도로 사실상 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독보적인 기술과 디자인, 마케팅 전략만 있으면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크록스가 증명하고 있다.
당초 크록스 신발은 보트나 야외활동 동호인을 겨냥하고 출시됐다. 하지만 편안한 착용감과 기능성, 독특한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03년 120만 달러(약 11억4000만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매년 50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 2006년 3억55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크록스’를 찾는 데는 ‘크로슬라이트’라는 특수 소재의 힘이 컸다. 이 소재는 체온 유지와 발 냄새, 미끄럼 방지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크록스코리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백화점 등 기존 유통채널뿐 아니라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한 것도 성공의 원동력이다. 또 북미에 있는 자체 공장과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다양한 협력업체 생산시설을 통해 생산이 이뤄진다는 점도 강점이다.
지난해 9월 한국에 진출한 크록스는 올봄부터 한국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 신시장 창출 전략 필요
1960, 70년대에만 해도 신발산업은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통계청과 한국신발피혁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까지만 해도 1860개 업체에서 4조2960억 원어치를 생산해 이 중 43억15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쇠락의 길을 걸어 2005년에는 신발업체가 1277개로 줄었고 생산액(1조9090억 원), 수출액(4억8200만 달러) 모두 크게 감소했다. 종사자도 1990년 17만9000여 명에서 2005년 1만9100명으로 줄었다.
신발피혁연구소 측은 “크록스는 새로운 디자인과 신소재, 신기능을 통해 고객과 틈새시장을 만들어냈다”며 “국내 신발업계도 신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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