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 압수수색 ‘후폭풍’…해외업체서 발주 거부당해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코멘트
NYT “李회장 최대위기”미국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 시간) 조준웅 특별 검사팀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삼성본관 등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이번 수사는 이 회장 일가와 한국 경제의 엔진에 최대 위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 “李회장 최대위기”
미국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 시간) 조준웅 특별 검사팀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삼성본관 등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이번 수사는 이 회장 일가와 한국 경제의 엔진에 최대 위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쟁업체들 흠집내기 공세… 단가인하 요구도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차세대 라인에 필요한 핵심장비 개발을 해외업체에 발주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업체가 발주 주문을 거부한 시점은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택 및 삼성본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직후여서 삼성 내에서는 이번 사태에 따른 후유증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의 한 핵심 관계자는 16일 “한 해외업체가 언론 보도를 통해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접한 직후 ‘특검을 받고 있는 기업이 장비 개발 대금을 제때 낼 수 있겠느냐’며 수주 거부 방침을 삼성전자에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LCD 관련 핵심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며 “자칫 다른 회사까지 부정적 소식이 전해져 경영 차질이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요청을 거부한 외국 기업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 내부에서는 제기된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수사가 길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LCD의 차세대 라인 투자가 적기(適期)를 놓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져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업체간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삼성전자 견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차세대 라인 투자 시기가 늦춰지면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에도 곳곳에서 글로벌 경영이 차질을 빚을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해외 입찰 등에서 외국 경쟁업체들의 흠집 내기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거래처는 벌써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과 전략기획실 핵심 임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내용 등을 소개하면서 “이번 수사가 이 회장 일가(一家)와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삼성 의미)에 최대의 위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특검, 삼성증권 사장 내주 소환▼

차명 의심계좌 운용 핵심… 호텔신라 사장도 출석 요구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다음주 중 배호원(58) 삼성증권 사장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배 사장은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과 삼성생명 사장을 거쳐 2004년부터 삼성증권 사장을 맡고 있는 삼성그룹 최고위 임원 중 한 사람이다.

특검 출범과 함께 지난해 12월 20일 해체한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삼성증권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삼성 전현직 임원 150여 명을 차명 의심 증권 계좌 명의자로 확인했다.

배 사장은 차명 의심 계좌 명의자 중 한 사람이며 차명 의심 계좌 조성 운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배 사장 등 계좌 명의자들인 삼성 고위 임원들을 소환해 차명 계좌 보유 및 운용 여부와 차명 의심 계좌 수십 개씩에 ‘0000’ 등 허술한 비밀번호가 동일하게 부여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은 이에 앞서 차명 의심 계좌 명의자인 성영목 호텔신라 사장 등 4, 5명의 계열사 고위 임원에게 출석 요구를 통보했다.

특검은 16일 성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삼성 측의 요청으로 조사를 연기했다. 삼성 측 변호인인 이완수 변호사는 이날 특검을 방문해 업무상 이유로 성 사장의 소환을 연기해 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