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부는 모두 수색” 수사의지 과시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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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1층. 15일 오전 9시경부터 압수수색을 했던 삼성 특검 수사관들이 오후 6시가 넘어서 철수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1층. 15일 오전 9시경부터 압수수색을 했던 삼성 특검 수사관들이 오후 6시가 넘어서 철수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 삼성특검 이틀째 압수수색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 자택과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을 전격 압수수색함으로써 삼성그룹의 심장부를 모두 압수수색했다는 상징적인 효과를 달성했다.

이 회장의 자택과 삼성 본관은 14일 압수수색한 승지원(이 회장 집무실)과 함께 검찰조차 한 번도 접근하지 못했던 곳이었다.

▽‘비밀금고’는 못 찾은 듯=특검팀은 15일 삼성의 전략기획실 산하 전 부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전략기획실은 비자금 및 경영권 편법 승계, 정·관계 로비 등 주요 의혹과 관련한 핵심 임원들이 근무하는 삼성의 중추 부서다. 이날 압수수색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도 전략기획실의 이 같은 ‘위상’ 때문이다.

이 중 27층 전략지원팀 산하 경영지원(재무) 부서는 ‘회장실 2팀’과 함께 이 회장의 개인 재산 등을 관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략지원팀은 특검이 14일 자택과 별장을 압수수색한 김인주 사장이 팀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지휘하는 경영지원 담당 최광해 부사장과 소속 임직원들 역시 자택을 압수수색 당했다.

27층은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밀금고가 벽 속에 숨겨져 있다”고 주장한 사무실이 위치한 곳이다. 특검 수사관들은 이날 사무실 구조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비밀금고를 샅샅이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 자택 압수물에 기대=특검은 이틀간의 압수수색 성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압수수색 대상 중 승지원과 삼성 본관보다는 주요 임직원의 자택에 대한 결과물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승지원과 삼성 본관 압수수색에 대해 특검 주변에선 “이미 너무 많이 치워 놨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른바 ‘에버랜드 사건’이 불거진 지 7, 8년이 지났고, 김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지 3개월이나 지났기 때문에 삼성이 ‘조치’를 취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얘기다.

특검팀은 이런 기류를 알면서도 ‘부스러기 같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는 관측이 많다.

특검팀은 이틀간의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드라이브 전체를 복사하는 ‘하드 카피’ 기법을 사용했다. 파일을 단순 복사해 올 경우 증거물 변형이 일어나 증거로서 신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수사 정상 진행=압수수색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위기가 전해졌지만 특검팀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특검팀은 이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 수사 때 확보한 삼성 전현직 임원 150여 명의 차명의심계좌에 대한 추적과 명의자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관련자 소환도 예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에버랜드 사건 수사 기록 등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사전 준비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취재: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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