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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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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 증가 1~3위 차지 변동성 높아 다걸기는 위험
올해 들어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가 가장 큰 폭(18.24포인트·1.0%)으로 오른 9일.
이날 하루 국내 주식형 펀드에 497억 원이 들어온 데 비해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그 6배가 넘는 3118억 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특기할 점은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설정액 증가 상위펀드 1∼3위인 슈로더브릭스(149억 원), 미래에셋 브릭스업종대표(92억 원), 신한BNP봉쥬르브릭스플러스(87억 원) 등 3개 펀드가 모두 ‘브릭스(BRICs) 펀드’라는 것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브릭스 펀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기 침체라는 불안 요인이 부각되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분산 투자하는 브릭스 펀드는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 해외펀드 신규 투자금 절반이 브릭스로
해외펀드 중 수익률만 따지면 1위는 인도 펀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인도 펀드는 6일 기준 1년 수익률이 66.60%로 중국 펀드(51.30%), 브릭스 펀드(48.27%)보다 앞섰다. 하지만 돈은 인도보다 브릭스 쪽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해외펀드 가운데 인도 펀드 수탁액이 329억 원 증가한 데 비해 브릭스 펀드에는 1조9843억 원이 몰렸다. 이는 12월 해외펀드 전체 수탁액 증가분(3조2667억 원)의 61%다.
새해 들어서도 ‘자금몰이’는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일부터 9일까지 설정액 증가 상위 10개 해외펀드 가운데 브릭스 관련 펀드는 5개였다. 유입금액은 2770억 원으로 올해 해외펀드 총 유입금액의 49%를 차지했다.
또 13일 현재 해외 펀드 전체 설정액 52조8500억 원 중 브릭스 펀드의 총 규모는 20%인 약 10조5700억 원이다.
○ 위험분산과 고수익, 두 마리 토끼 잡기
이들 4개국은 ‘성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인구의 41%를 차지하는 브릭스 국가들은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 막대한 천연자원, 중산층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 가능성 등 고(高)성장을 위한 조건들을 갖췄다.
SK증권 안정균 연구원은 “브릭스 국가들은 최근 7∼10%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소비 인구’도 크게 늘어날 것이어서 증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위험(리스크) 관리가 재테크의 최대 화두(話頭)로 떠오른 가운데 브릭스 펀드는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세계 경제성장의 주도권을 브릭스 국가들이 쥘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4개국에 분산투자하는 브릭스 펀드를 통해 변동성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브릭스 펀드에만 ‘다걸기(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 박승훈 부장은 “브릭스 4개국 증시는 북미, 유럽 등 선진 증시에 비해 기복이 큰 시장이라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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