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앞두고 외국인 투자 얼음장 풀리나

  • 입력 2008년 1월 8일 02시 52분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는 그동안 이사급이 맡던 서울사무소 투자유치부를 7일 격상시켜 정종원 전무가 관할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연초에는 프랑스 파리와 서울사무소의 투자유치부 직원을 1명씩 늘렸다.

지동훈 EUCCK 부소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에서 기업 환경이 개선되고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조치”라며 “4월에는 지방자치단체 3, 4곳과 투자유치단을 꾸려 유럽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그동안 얼어붙었던 외국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새해 초부터 미국과 중동의 투자자들이 국내 몇몇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하는 등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분위기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김종찬 대구시 투자유치단장은 “새해 들어 국내 합작기업을 통해 산업용지 현황을 묻는 전화가 늘고 있다”며 “기반시설 부족이나 과실송금 문제 등이 해결되면 외국인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선 경기도 투자진흥과장은 “당장 가시적인 외국인 투자 관련 상담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동안 사회 일각에 조성됐던 반(反)외국자본 정서가 바뀔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엘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6일 “외국인이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투자자가 나에게 접촉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도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기업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간 한국경제가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 주변 국가에 비해 성장이 정체돼 본사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GE코리아 조병렬 상무는 “글로벌기업 자회사들은 본사로부터 돈과 인력 등 자원을 더 많이 얻어내기 위해 치열한 내부경쟁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의 기업 환경이 좋아지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 본사로부터 훨씬 많은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외국인 투자로 실행시키기 위한 차기 정부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인수위 관계자는 “아직 언제, 어떤 규모로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새 정부 출범 직후 한국의 달라진 투자 환경을 알리는 해외 콘퍼런스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당선인은 1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등 외국기업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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