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기관들의 올해 경제 ‘쓴소리’

  • 입력 2008년 1월 1일 02시 58분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내화외빈(內華外貧)’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한 정책 집행을 주문하고 있다. 국내 경기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외부 악재가 많아 어느 때보다 ‘외생적 리스크’를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재정정책은 중립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가 냉각될 것으로 판단되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도 탄력적인 재정 운용을 당부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성장률 끌어올리기에만 집착하면 무리한 부양책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선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불안 우려가 상충하고 있어 연구기관마다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은 고(高)유가로 물가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 인하, 통화 공급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를 낮추거나 최소한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어 금리 인상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향배에 따라 한국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신중한 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외환시장에 대한 무리한 개입은 삼가야 하겠지만 일시적인 환율 급등락으로 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도 “환율 변동이 국내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외환시장이 수급 여건에 따라 신축성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금융 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KDI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이 작년 5월 말 현재 93.6%나 되기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이 금리 변동과 같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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