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중기-소호 신규대출 중단

  • 입력 2007년 11월 15일 03시 02분


금융감독당국 대출경쟁 제동… 신한-우리銀에도 자제 당부

국민은행이 최근 한국은행의 지급준비금(시중은행의 예금 일부를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것) 적립 마감일까지 돈을 마련하지 못해 한은이 8000억 원을 긴급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증시 호황에 따라 은행권의 예금이 증시로 빠져나가면서 은행들의 자금이 고갈되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4일 “이달 하반(16∼30일)의 지급준비금 적립 기한이었던 7일 국민은행이 돈을 구하지 못해 한은이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8000억 원을 서둘러 공급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민은행은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발행하다 일시적으로 자금 수급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 부족 사태를 한은이 인위적으로 개입해 해결한 것은 올해 들어 5번째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증시로 돈이 무더기로 이탈하면서 은행들이 지급준비금 마감조차 힘겨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민은행은 예금 수신 실적이 나빠지자 최근 농협의 지역단위조합들에서 모두 5000억 원을 고금리 조건의 정기예금으로 유치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농협은 고객들이 주식투자를 두려워하는 보수적 성향이 있어 자금 이탈이 덜한 편”이라며 “일반적으로 농협중앙회로 예치되는 지역단위조합 예금을 이번에 국민은행이 상대적 고금리를 내세워 유치해 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달수 국민은행 부행장은 “금융회사와 기관 간 예금 유치는 통상 있는 일”이라며 “공격적 마케팅의 하나일 뿐 자금 사정이 우려할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의 자금난’은 9, 10월 자산운용사의 수신잔액이 은행 정기예금 수신잔액을 앞지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이는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이 거세던 2000년 3월 이후 7년 반 만에 처음.

자산운용사와 은행 정기예금 수신잔액 격차는 9월 5599억 원에서 10월에는 12조7334억 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