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기업공개 흥행 당국 선진화방안 덕 봤죠”

  • 입력 2007년 9월 13일 0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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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하나가 바뀌었을 뿐이지만 국내 기업은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이고, 주간사업무를 맡은 국내 증권사들도 글로벌 수준의 투자은행(IB) 업무를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법무법인 세종 송종호(42·사법시험 36회·사진) 변호사는 최근 서울 중구 순화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금융 당국의 기업공개(IPO) 선진화 방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가져온 파급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변호사는 삼성카드의 IPO 법률자문을 담당했다. 올해 6월에 상장(上場)된 삼성카드 IPO 당시 해외 기관투자가 부분 청약 경쟁률은 56 대 1에 달했다. 국내 기관 경쟁률 14 대 1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이다.

삼성카드가 공모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가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금융감독 당국이 올해 5월부터 시행한 IPO 선진화 방안 덕이다. 그 첫 사례가 삼성카드가 된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 관련법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했다.

송 변호사는 “과거 국내 기업들이 해외 증시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몇백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지불해야 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금융 전문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원래 서울대 경영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경영학도 출신이다. 해외 유학이 여의치 않아 보게 된 사법시험이 그의 인생 항로를 바꿨다.

“대학원 졸업하고 해외 몇몇 대학에 원서를 냈지만 받아 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자만하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탓이죠.”

송 변호사는 지난해 군납 유류 납품과 관련해 국방부가 5개 정유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계량경제분석틀을 적용해 법조계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정유사 측을 대리한 세종은 2월 법원으로부터 당초 국방부의 배상 요구액 1500억 원에 크게 못 미치는 800억 원의 배상 판결을 이끌어냈다.

송 변호사는 최근 한국방송통신대에서 중어중문학으로 두 번째 학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上海) 사무소 책임자 물망에도 올라 있다.

그는 “이제 중국 시장에서 한국 토종 변호사로 한국 로펌의 경쟁력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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