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 태풍' 한국증시 덮치나

  • 입력 2007년 8월 10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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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목동의 한 증권사 객장.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10일 목동의 한 증권사 객장.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부실문제로 촉발된 미국발 신용경색 여파가 유럽 등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 회복 조짐을 보이던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10일 코스피지수는 나흘 만에 폭락세로 돌아서 전일대비 80.19포인트(4.19%) 급락한 1,828.4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24.28포인트(2.99%) 내린 788.4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의 하락률은 2004년 6월3일 4.27% 급락한 이후 3년2개월여 만에 최대이며 낙폭으로는 2000년4월17일(93.17포인트), 올해 7월27일(80.32포인트)에 이어 사상 3번째 기록이다.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39조6865억 원)과 코스닥시장(3조2010억 원)에서 총 42조8875억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의 펀드환매 중단 사태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재차 불거지면서 미국과 유럽 주요국 증시가 2%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상환 불능사태가 초래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고 전했다.

신용경색 악재가 글로벌 증시를 재차 강타하자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245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프로그램 매매도 외국인의 선물 매도 여파로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5436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은 7375억 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을 갈아치웠으나 코스피지수의 급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이 동반 매도에 나섬에 따라 삼성전자(-2.90%), POSCO(-6.84%), 한국전력(-3.03%), 현대중공업(-6.90%), 국민은행(-4.13%)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일제히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이 시가총액 100위권 종목은 거래정지 상태인 한진중공업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으며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20위권 종목도 하나로텔레콤(0.23%)을 빼면 모두 떨어졌다.

이날 하락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715개)와 코스닥시장(772개) 등 모두 1487개로 전체 1894개 종목의 78.5%를 차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BNP파리바의 펀드 환매 중단 소식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증시를 강타했다"며 "직전 저점과 60일선이 맞물린 1,800선 부근에서 코스피지수의 지지력이 시험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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