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유럽 “세계화 달갑잖다”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3분


세계화의 ‘수혜자’로 인식돼 온 미국과 서유럽에서도 세계화와 대기업 경영자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인터랙티브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6개국에서 각각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는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매기고 대기업 경영자가 받는 보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반수로 나타났다. 독일도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화에 따라 부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벌게 됐으며 대기업 경영자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보수보다 많이 받고 있다’는 인식의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세계화가 자기 나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3배가량 많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미국과 서유럽 국민의 반세계화 감정이 중국 인도 같은 신흥 국가들과의 자유무역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당신은 출신 배경과 관계없이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는 부정적 응답이 4, 5배나 많았다. 미국의 경우도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약간 많았다.

‘정부가 최고경영자(CEO) 보수에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영국 응답자의 60% 이상이 찬성했고 독일에서도 반수가량이 찬성했다. 미국의 경우 응답자의 3분의 1이 찬성했다.

기업 경영자를 존경한다는 응답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5% 미만에 머물렀으며 기업 경영자를 존경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분의 1∼2분의 1 정도였다.

그러나 서유럽 국민은 모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경제민족주의 움직임과 달리 유럽연합(EU) 내에서 자유경쟁원칙을 지킬 것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국민은 정치 지도자들이 경제 문제 해결에도 적극 개입해 주기를 바랐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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