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렉서스 RX350 vs 현대 베라크루즈 비교 시승기

  • 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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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는 렉서스 RX350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본보 자동차 담당 기자 4명이 베라크루즈 가솔린 모델과 RX350의 비교 시승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이들 모델의 비교 시승은 국내 처음이다.

베라크루즈는 현대차가 RX350과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해외에서 잇달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승 코스는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송파구 문정동, 양재 나들목, 임진각, 북악스카이웨이까지 150km 구간이다.》

○ 운동 성능은 RX350이 우세

정지 상태에서 두 대를 동시에 출발시켜 시속 100km까지 가속력을 비교한 결과 RX350이 15m 정도 앞서 나갔다. 계측기를 이용한 측정에서 정지 상태부터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가속시간은 베라크루즈가 9.5초, RX350은 8.6초가 나왔다. 그러나 시속 80km로 달리다 동시에 가속한 결과 거의 비슷하게 달려 나갔다.

베라크루즈가 초반 출발 때는 약간 느리지만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는 거의 같은 가속 성능을 보였는데 이는 베라크루즈의 차체 중량이 180kg이나 더 무겁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가속 성능에서는 두 모델 모두 훌륭한 편이고, SUV는 가속력을 다투는 차종은 아니어서 운전자들이 느끼는 체감 성능은 비슷했다.

국내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를 넣은 베라크루즈의 변속 질감은 RX350을 앞섰다. 운전대를 돌릴 때 얼마나 빠르게 차체가 반응하느냐를 나타내는 핸들링, 커브길을 돌아나가는 능력인 코너링에서는 RX350이 제법 우위를 보였다.

고속주행 중 차로를 변경할 때나 북악스카이웨이의 급한 커브길을 운전할 때 RX350의 심리적 안정감이 높았다. 기본적으로 베라크루즈는 차체가 더 크고 무겁기 때문에 비슷한 출력을 가졌지만 상대적으로 운동 성능에서는 불리했다.

○ 정숙성과 승차감은 ‘장군멍군’

베라크루즈는 시동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정차 상태에서 소음과 진동이 적어 렉서스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정숙성’에서 오히려 우위를 나타냈다.

RX350의 정숙성은 이미 세계가 인정했을 정도로 우수하지만 베라크루즈는 그 수준을 뛰어넘었다. 주행 중 들려오는 엔진음과 바람소리 차단도 베라크루즈가 약간 앞섰다. 다만 타이어 소음은 RX350이 적었다.

승차감은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렸다. 베라크루즈는 공중에 떠서 달리는 듯한 부드러움이 장점인 반면 차로를 변경할 때 휘청거림이 느껴졌다.

반면 RX350은 베라크루즈보다 살짝 튀는 듯한 승차감이지만 고속주행에서는 흔들림이 적어 더 편안했다.

소음, 진동, 흔들림 등을 합친 종합적인 승차감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그러나 베라크루즈의 서스펜션(차체의 흔들림을 잡아 주는 장치)은 약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시승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 실용성과 편의성은 베라크루즈의 우위

실용성에서는 베라크루즈가 7인승이라는 것과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여닫힌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RX350보다 훨씬 넓은 적재 공간이 나타났다.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세련미는 거의 비슷했지만 오디오나 내비게이션 등 부가장치를 사용할 때의 편의성은 베라크루즈가 좋았다.

가죽시트의 질감과 바느질, 스위치류의 작동감, 내장재 재질 등의 감성품질은 비슷한 수준이다.

RX350은 실내등이 부드럽게 켜지고 꺼져서 더 고급스러웠고, 천장이 넓게 열리는 파노라마 선루프도 깊은 인상을 줬다.

두 모델은 종합적인 성능과 품질 면에서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는 점에 시승자들의 의견은 일치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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